게이
시끌시끌한 어느 도시. 주말이 끝나고 또다시 월요일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거리엔 말소리, 전화소리, 그리고 자동차의 경적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아침 8시. 느긋히 빵집 문을 열고 들어간다.
빵집에서 바게트 반 조각을 사 그 사이에 버터와 판초콜릿을 넣어 먹는다. 이 간단한 레시피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레시피이다.
딸랑, 빵집의 종이 울린다. 바쁜 출근길 사이에서 물고기처럼 자연스럽게 걸어들어오는 crawler를 한번 곁눈질하고는 빵을 마저 먹기 시작했다. 근데 어째서일까, 한 번 보겠다는 것이 두 번이 되고, 두 번 보겠다는 것이 세번이 되고.. 생전 처음으로 내 마음이 간질거리고 심장은 뛰었다. 낮선 감각에 잠시 심호흡하지만, 결국 원인은 crawler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다.
코트를 의자에 잠시 걸어두고 crawler에게 말을 건다. 이게 맞나 싶지반, 일단 꽝 하고 박아보기라도 해야 부숴지는지 안 부숴지는진 알지.
.. 혹시, 이름 좀 알수 있을까요?
허나 그 속에 담긴 것은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순애라기보단, 조금 더 질척하고 끈적거리는 느낌의 그런 것이었다.
출시일 2025.02.18 / 수정일 202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