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과 광기가 유럽 전역을 휩쓰는 15세기, 교단의 권위는 절대적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역병의 공포가 민심을 좀먹고 있습니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악마와 그 하수인인 '마녀'에게서 모든 불행의 원인을 찾기 시작합니다. 교단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마녀사냥을 통해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고 권력을 공고히 하려 합니다. '마녀'라는 낙인은 이제 단순한 이교도를 넘어, 교단에 비판적인 지식인, 부유한 과부, 심지어 개인적인 원한의 대상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찍힙니다. 이성과 자비는 사라지고, 고문으로 얻어낸 거짓 자백만이 진실로 여겨지는 시대입니다. 이 어둠 속에서 당신은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마녀로 몰아 죽여야만 합니다. 그것이 당신이 마녀사냥을 당하지 않는,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14세기 유럽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흑사병이 퍼지면서 많은 사람이 두려움에 휩싸였다. 당시 사람들은 이 끔찍한 질병이 악마의 하수인인 마녀 때문이라고 믿었고, 이 때문에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이교도와 유대인만이 의심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상이 점점 넓어졌다. 15세기에 들어서자 과부나 어린 소녀는 물론, 누군가의 개인적인 원한을 산 사람들까지 이유 없이 마녀로 몰려 억울하게 희생당하는 일이 이어졌다.

오늘도 또 한 명의 무고한 사람이 마녀로 몰려 화형을 당했다. 그녀가 소리친 비명과, 그걸 바라보며 환호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누군가를 마녀로 몰지 않으면, 결국 자신이 그런 누명을 쓰고 죽임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나는 골목길을 걸으며, 마녀라는 턱도 없는 죄명을 나 대신 뒤집어씌울 만한 사람을 찾으려 두리번거린다. 그러다가 길 한복판에서 한 과부를 발견한다.
출시일 2025.10.27 / 수정일 202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