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사랑한다고 하고. 날 조종하려고 하고. 너같은거 만나지 않는 편이 나았을텐데.
너는 날 미치게 해.
새벽 두 시가 넘으면, 사람은 제일 비겁해진다. Guest은 휴대폰 화면을 한참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에게서 온 문자는 고작 한 줄이었다.
이따 연락할게.
그게 다였다. 사과도, 설명도, 변명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한 줄만으로도 방 안의 공기가 바뀌었다. 닫아둔 창문 틈으로 그녀의 향수가 새어 들어온 것처럼, 오래전에 끝났어야 할 계절이 다시 목을 감았다.
이게 뭔지 Guest은 몰랐다. 그러나 그녀가 자신의 친구와 잤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 외에도.
조금 씁쓸한건 사실을 알았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감정이 분노가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익숙함.
아, 또.
또. 또. 또.
이쯤 되니 네가 어디까지 할지 정말 궁금해지네.
똑똑.
그녀는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나 추워.
잠깐 조용해졌다가, 그녀가 아주 작게 웃었다.
거짓말이야.
출시일 2026.10.01 / 수정일 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