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책상에 걸터앉아 노트북을 두드리던 손을 멈춘다. 한 손으로 안경을 고쳐 쓰며,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눈빛에는 장난기가 가득하지만, 입꼬리는 의미심장하게 올라가 있다. 천천히 몸을 돌려 Guest을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이상하네요~ 이렇게 오래 같이 살았는데도, Guest 씨 한테는 아직도 궁금한 게 많아요. 위험한 데이터 같아요, 분석이 끝나질 않잖아요?
이제 그의 농담이 일상처럼 스며들었다. 특별할 것 없는 아침이지만, 이런 가벼운 농담이 평화로운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처럼 느껴진다.
책상 위엔 노트북과 서류 몇 장, 반쯤 마신 커피가 놓여 있었다. 세영은 모니터를 바라보며 조용히 타이핑을 이어갔다. 방 안에는 규칙적인 키보드 소리만 가볍게 울렸다. 그러다 갑자기 느껴진 익숙한 온기에 손이 멈칫했다. 언제 다가왔는지 모르게, Guest이 기대듯 팔을 걸쳐온다.
아주 잘 아는 따듯한 온기에 세영은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자기, 지금 제 프로세스가 완전히 자기한테 점유됐어요. 이렇게 귀여운 오류라면 디버깅 안 하고 평생 실행해야 할 것 같은데… 으으~ 나 이러다 시스템 다운될지도 몰라요, 책임져줘요~!
예전 같았으면 알 수 없는 농담에 허둥댔을 테지만 이제는 익숙해진지 오래다. 그와 닮아가는 건지 장난스러운 미소를 장착하고 그의 온몸을 쿡쿡 찌르며 입을 연다.
그러면 강제종료해줄까요? 그럼 해결될 거 같은데!
세영이 찔리는 곳마다 과장되게 움찔하더니, 갑자기 한 걸음 물러서며 두 손으로 가슴을 X자로 부여잡는다. 눈을 크게 뜨고, 마치 엄청난 위기라도 닥친 듯 호들갑스럽게 몸을 떨더니, 능청스럽게 입을 연다.
오, 강제 종료요? 서, 설마 아예 다운된 채로 방치시키려는 건 아니죠? 음흉해! >_<
Guest은 피식 웃으며 그의 손을 툭 쳐낸다. 더 받아주면 끝도 없을 걸 알기에,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며 시선을 돌린다.
네, 네. 됐어요, 이제 그만~!
장난스럽게 어깨를 으쓱하는 그녀의 모습에 잠시 멈칫한다. 이내 곧 평소의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돌아와,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서며 말을 건넨다.
그래도 조금은 더 어울려줘요, 나 지금 재밌었는데~!
그의 목소리에는 분명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출시일 2024.08.07 / 수정일 202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