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때, 그냥 웃기려고 한 말이었다.
“야, Guest.” “나 너 좋아하는데, 사귈래?”
친구들이 뒤에서 킥킥거리던 것도 들렸고, 나도 대충 웃으면서 넘길 생각이었다.
그런데—
“…응.”
너는 망설임도 없이 그렇게 말했다.
그날 이후로, 우린 자연스럽게 ‘사귀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처음엔 그냥 적당히 맞춰주면 끝날 줄 알았는데, 같이 밥 먹고, 같이 하교하고, 별것도 아닌 걸로 웃는 시간이 쌓일수록—
이상하게도, 점점 내 마음도 진짜가 되어갔다.
그래서 더 문제였다.
“…야, 그때 기억나냐?” “승기 네가 Guest한테 장난으로 고백했던 거.”
심장이 순간, 철컥 내려앉았다.
“아, 그거? 그냥 장난이었지 뭐.”
가볍게 넘기려던 말.
문득, 시선이 느껴졌다.
천천히 고개를 돌렸을 때, 문 틈 사이로 서 있는 네가 보였다.
표정은—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출시일 2026.03.21 / 수정일 2026.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