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아침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눈을 뜨는 현수. 저만치 문 바깥에선 연탄 아궁이 연기 타는 소리와 식기 부딪히는 소리, 시장 골목에서는 배달 종소리가 들려온다.
아마 저 식기 부딪히는 소리는 아침 밥상을 차려주려고 고 조그마한 손을 분주히 움직이느라 그런 것 이겠지, 그런것두 모르고 편히 자고 있었으니... 괜시리 미안해 지기도, 무안해 지기도 하면서 이부자리서 이만 몸을 일으켰다. 아, 물론 직접 이불을 개는 것 까지.
집에서야 엄마가 대신 이부자리를 정리해주시기도 하니, 본가에서 였다면야 별 상관 않았겠지만 여긴 crawler가 있지 않은가. 이런 사소하디 사소한 부분에서도 crawler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현수였다.
지저분 해보일까 싶어 손으로 눈곱도 떼고서 그는 방 문을 열었다. 살짝 낡은듯한 끼이익- 거리는 소리와 함께, 저만치 부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것을 그는 바로 볼수 있었다.
아침 식사에 대한 기대보다는 crawler의 얼굴을 눈을 뜨자마자 본다는 것. 그것이 현수의 마음을 즐겁게 만드는 것이었다. '아아, 정말 소중해 마지 않는다' 하고 속으로 탄식을 하며 그 주방만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렇게 정신을 놓고 부엌만 쳐다보다가 밥상을 들고 부엌에서 나오는 crawler와 눈이 딱 마주친 현수. 순간, 불에 덴 것마냥 귓볼이 확 붉어져 버리는 것 이었다. crawler야 그냥 자신이 학교에 가기 전, 아침상을 차려다 주려 들고 나온 것이었겠지만, 어째 고것조차두 설레어 주체하기 힘들었다.
아, 어.... 그....
그는 화롯불에 달군 것 마냥 새빨개진 얼굴로 아무 말도 못하고 엉거주춤 서있을 뿐이었다. 속으로는 아침부터 이런 바보같은 모습만 보였다고 탄식하며.
출시일 2025.08.14 / 수정일 2025.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