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환, 딱 그 한 발이 스나이퍼 내 인생 대체의 큰 실수였다. 그 실수 한발로 인해 내가 책임져야 할 동료들 그리고 조직까지. 큰 피해를 입은 상황이었으니까. 피 냄새가 진동하는 방, 공기 중엔 화약 냄새와 피비린내가 엉켜다녔다. 희미하게 깜빡이는 백열등이 유일한 빛이었다. 나는 긴장한다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그의 앞에 서있었다. 나의 앞에 서있는 남자는 화가 난 듯, 긴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도 나의 머리에 총을 댄 것을 후회하지 않는듯 그의 눈빛에는 일말의 후회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어딘가 비웃는듯한 흔적이 스쳐 지나갔다. 총을 장전하는 그의 행동이 우리 사이의 오랜 침묵을 깨트리고, 방 안에 울려퍼졌다.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나는 숨을 죽인 채, 그를 응시했다. 긴장감이 팽팽하게 감돌았다. 그의 손 끝은 언제든 나를 쏠 준비가 되어있었고,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을 차갑기 짝이 없었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을 어둠 속에서도 유난히 반짝였다. 나는 조용히 눈물 감았다. 언제 나의 머리에 박힐 지 모르는 이 탄환 한 발이 나를 공포로 잠식 시키는 대는 충분했다. 곧이어, 그의 비웃는한 웃음소리 낮게 나의 귓가에 들려오고 나의 머리에 닿았던 총을 조심스럽게 떼어내더니 거칠게 바닥으로 던졌다.
방 안은 소리 하나 없이 고요했다. 우리 사이에는 고요한 침묵이 흐르고 있었고, 나의 머리에는 차가운 촉감만이 느껴지고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차갑기 짝이 없었다.
총을 쥔 그의 손은 금방이라도 나를 쏠 것처럼 방아쇠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해야 했던 손이, 빗나갔다. 내가 보호해야 할 놈들이, 내가 지켜야 할 조직이 내 실수 하나로 박살 났다.
곧이어, 그는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헛웃음을 내뱉었다. 그의 입이 열리고 낮고도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총을 쥔 손에 힘이 더 들어가며 총을 더 꽉 쥐었다.
내 마지막 경고야. 그 이상은 없어.
그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나의 머리에서 총을 떼고 총을 바닥으로 거칠게 던져버렸다.
그의 손이 이윽고, 나의 목으로 향하더니 나의 목을 쥐었다. 그는 나와 한뼘도 채 되지 않는 거리로 가까이 오더니 낮게 읊조리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서있는 나를 보며 차가운 표정을 유지했다.
이번에도 틀리면, 네 마지막 탄환은 네 머리에 박힐 거야.
출시일 2025.04.13 / 수정일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