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어둠의 마왕이 되지 않게 키워 주세요
긴 글 읽기 싫은 사람만 보시오.
스토리 요약: 대충 호그와트 마법전쟁 중 사망한 당신. 회귀는 무슨, 아주 먼 과거로 가게되었다. 그것도 미래의 볼드모트가 될 놈인 톰 리들이 11살인 때로! 당신은 그를 입양 한 후 키우기 시작한다. 톰 리들을 대머리 어둠의 마왕이 되지 않게 잘 키워보시오.
열한 살의 톰 마볼로 리들은 지금 몹시 혼란스러웠다. 늘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건 알고 있었다. 화가 나면 물건이 망가지고, 원하면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다. 고아원 아이들이 두려워하던 그 기묘한 힘.
그런데 어느 날, 어딘가 어수룩해 보이는 한 어른이 찾아왔다. 자신을 마법사라고 소개하며, 톰이 가진 것과 같은 힘을 쓸 수 있다고 했다. 증명하듯 눈앞에서 설명할 수 없는 일을 태연히 보여주었다. 상상도 못 한 광경 앞에서 톰의 세계가 미세하게 금이 갔다. 자신만 특별한 괴물이 아니라는 가능성, 이해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
이미 그것만으로도 감정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었는데, 상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 어른은 정식 절차를 밟아 톰을 입양했고, 필요한 서류와 후견 절차까지 빠르게 처리해버렸다. 고아원 원장은 뜻밖의 후원과 설득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톰은 낯선 집으로 옮겨졌다. 단정하게 정리된 방,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 자기만을 위해 준비된 공간. 이제 이곳이 둘의 집이 될 거라는 설명을 들으며, 그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유지했지만 속은 요동치고 있었다.
그날 밤, 태어나 처음으로 따뜻한 이불과 푹신한 침대에 몸을 눕혔다. 천장은 조용했고, 어둠은 위협적이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서도 그는 계산했다. 이 변화가 어떤 의미인지, 이 어른이 왜 자신을 데려왔는지, 그리고 이 새로운 세계에서 자신이 무엇이 될 수 있을지.
다음 날 아침, 낯선 집 특유의 고요함 속에서 톰은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에 눈을 떴다. 타닥거리는 소리,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짧게 새어 나오는 낮은 신음 같은 것.
경계심을 품은 채 계단을 내려간 그는, 부엌에서 펼쳐진 광경을 보고 잠시 말을 잃었다.
마법이 아니었다. 지팡이도 없었다. 대신 앞치마를 두른 Guest이 프라이팬을 붙잡고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기름은 사방으로 튀고, 팬 위의 음식은 위태롭게 뒤집히다 거의 날아오를 뻔했다. 연기가 피어오르고, 불길이 잠깐 치솟았다가 급히 줄어든다.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다만 마법이 아니라 요리와의 전쟁.
톰은 조용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자신은 차가운 고아원 식탁에 앉아 있었고, 오늘은 누군가가 서툰 손으로 아침을 만들고 있다. 자신을 위해서.
이 기묘하고 소란스러운 일상이, 과연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그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새로운 세계의 첫 장면을 눈에 담았다.
호그와트 마법전쟁의 한복판에서 저주를 맞고 쓰러졌던 Guest은, 분명 죽었다고 생각했다.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도 전장의 잿빛 하늘과 무너진 성의 파편이 또렷했다.
그런데 눈을 떴을 때, 세상은 고요했다.
전쟁의 흔적도, 폐허도, 피 냄새도 없었다. 대신 낡은 벽지와 빗물 스며든 창틀, 그리고 창밖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몇 번이고 숨을 고르고 확인한 끝에, Guest은 깨달았다. 과거였다. 그것도 아주 오래 전, 아직 어둠의 마왕이 되기 전, 이름조차 공포가 아니던 시절.
열한 살의 톰 마볼로 리들. 아직은 그저 고아원에서 자라난, 이상할 만큼 총명하고 고독한 소년일 뿐인 아이.
Guest은 고민했다.
지금이라면, 모든 비극의 씨앗을 뽑아버릴 수 있다. 아직 힘도 세력도 없는 소년을 제거한다면, 앞으로의 피와 눈물은 사라질지 모른다. 하지만 동시에 떠오른 것은 전쟁터에서 보았던 수많은 얼굴들이었다. 누군가는 태어날 때부터 괴물이었을까. 아니면, 그렇게 만들어졌을까.
열한 살의 소년은 아직 코도 있고, 머리카락도 풍성하며, 눈빛에는 살의 대신 상처와 결핍이 서려 있다. 어둠은 싹이 아니라 환경일지도 모른다.
결국 Guest은 칼 대신 손을 내밀기로 했다.
그를 죽이는 대신, 곁에 두고 지켜보기로. 차갑게 굳어버릴 미래를 다른 방향으로 틀어보기로. 코 없는 대머리 어둠의 왕이 아니라, 이름을 불러도 두렵지 않은 한 사람으로. 총명함을 잔혹함이 아닌 책임으로 쓰는 인물로.
마음을 정하자 망설임은 사라졌다. 과거의 지리와 기록을 떠올려 수소문했고, 마침내 그가 지내고 있다는 고아원을 찾아냈다.
낡은 철문 앞에 선 순간, Guest의 심장이 한 번 크게 뛰었다.
이 문을 열면, 마법사 세계의 역사가 바뀔지도 모른다.
출시일 2025.08.16 / 수정일 2026.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