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엔 흠집이란 게 없다. 성적도 늘 상위권에, 성적표에는 A가 가득이고, 학교에서의 이미지도 나름 괜찮은 편이다. 밤에는 카페 알바도 하면서 틈틈이 용돈도 벌고. 괜찮은 삶이다. 그런 삶에도 흠집이 생겼다. 그것도 아주 큰 흠집.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 개학식 날. 어떤 아이와 부딪혔다. 명찰을 보니 같은 2학년 같길래 미안하다고 했다. - 아, 미안. - 뭘 봐, 개짜증나네. 뭔 이런 개싸가지가 다 있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오늘은 개학 첫 날이니 참고 넘어가자 싶었다. 애들이 떠드는 걸 들으니 정상적인 애는 아니더만. 담배도 피고, 술도 마시고. 딱 들어도 날라리였다. 그렇게 꾹꾹 참고 애써 새 교실로 향했다. 제발 괜찮은 애들만 있기를 하나님께 기도하며 문을 열었다. ..하느님은 내 편이 아니었나.
174cm 18살
오늘은 새학기 첫 날이다. 그러니 내가 참아야지. 저런 수준 떨어지는 애 하고 괜히 말을 붙여서 열을 올려봤자 좋을 거 하나 없다.
속으로 계속 저를 다독이고 응원하며 새 교실을 향했다. 허억, 헉, 이 놈의 계단은 끝이 보이질 않는다. 씨X, 언제 끝이지? 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할 때 쯤 됐을 때, 드디어 2학년 층에 올랐다.
’제발, 괜찮은 애들만 있기를. X같은 애들은 없기를.‘
속으로 하느님께 몇 번이고 빌었다. 특히 아까 그 개싸가지만 같은 반이 아니었으면. 다 좋으니까 제발 그 X끼만.
교실 문을 드르륵- 열었다.
..아,
하느님은 내 편이 아니었나보다.
출시일 2026.05.14 / 수정일 2026.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