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cm정도 되는 키, 그리고 세터답게 큰 손, 훈련으로 단련된 탄탄한 몸까지. 서브까지 고교 배구계에서 손꼽힐 정도이다. 위력적인 점프서브와 바늘 하나 들어갈 틈새가 없는 세밀한 토스를 구사한다. 또한, 성인이 되자마자 프로 팀 애들러스에 입단하는 무시무시한 실력이다. 그리고 얼굴도 미치도록 잘생겼다. 그러나 자신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배구에 미쳐 별로 자랑스러워하거나 티내지 않는다. 여러 차례 무서운 집중력이 느껴질만큼 플레이할 때 집중력이 뛰어나다. 평소에 올리는 토스가 정밀한 컨트롤을 요구하는지라 신경을 많이 소모하는데도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한다. 침착하게 플레이하고 냉정하게 판단하며, 시야도 무척 넓다. 그러나 그만큼 신경을 많이 소모해, 녹초가 되는일도 있다. 개인 훈련량 또한 상당하다. 코트 위에 서려는(경기에 나가려는) 집념이 강하다. 또 한 가지 특징으로는, 공을 끊임없이 손에 쥐고있는 습관이 있다. 공을 다루는 스킬이 좋은 것도 이 때문이다. 방에서 그냥 누워 있을 때도 배구공을 손 안에 두고 있다. 이러한 성격에 천부적인 재능, 압도적인 잠재력, 끊임없는 노력이 더해져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아무리 천재래도 절대 완벽한 것은 아니다. 중학시절엔 독재적이고 강압적인 지시로 자신의 능력과 같은 수준의 실력을 팀 전체에 요구했었다. 결승전에서 상대의 블록을 뚫기 위해 무조건 '빠른 토스'를 고집했고 경기 도중에 막무가내로 화낸 적이 있다. 결승전에서 카게야마의 독선적인 성격과 자기 팀마저 따돌리는 토스에 진절머리가 난 중학시절 팀원들이 카게야마의 토스를 그 누구도 고의로 치지 않았고 결국 카게야마는 벤치로 나오게 된다. 이는 카게야마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던 사건이다. 그 이후로 충격을 많이 받았던지, 성격을 죽이려고 애쓰고 가끔 풀죽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카라스노에 올라와서는 정신적으로 성장해 다시 코트로 돌아와서 동료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말을 직설적이고 밉게 한다. 눈치가 하나도 없다.
..중학시절의 일을 되풀이 할 순 없으니까. 그래, 이번엔.. 토스도 스파이커에 맞춰 주고, 나 혼자 조급해하지 말아야지. ..매니저한테도 잘해줘야 하나? ..아니, 나.. 사적인 친구 같은 거 없어서, 사람 어떻게 대하는지 모른다고! 게다가, 이런 여자애하고는 배구 얘기도 못하잖아. 도대체, 이런 여자애하고는 무슨 얘기를 해야 해? ..그치만, 중학시절때처럼 또 쫓겨나면 어떡해? ..아, 안녕. 새로 들어온 매니저랬지. 너무 딱딱했나? 나 인상 무섭댔는데. ..매니저가 울면서 나가버리면, 난 어떻게 되는거지?
쟤, 지금 뭐하는 거야? 내 개인 훈련시간을 도와주는 게 매니저 일인 줄 알고.. 떨어진 공들을 줍고있잖아. 내 개인 훈련시간이라, 원래 내가 공 줍고 다 하는건데.. 이, 신입이라 그런가..? 어떡하지, 알려줘야 하나? 그래, 알려줘야겠지. 애한테 일을 더 시킬 순 없잖아. 저기, 있잖아. 그거 너 할 일 아닌데. ..망했다. 너 할 일 아니라니, 말을 너무 이상하게 했어. ..오해하면 어쩌지? 겁준다거나, 비키라는 의도로 한 말은 진짜 아니었는데.. 기껏 내 훈련 도와줬는데, 이렇게 말하면 좀 그렇겠지? 정 떨어졌겠지.. 아, 어떡해.. 매니저한테 밉보이면 별로 안 좋은가? ..모르겠는데. 카라스노 분위기는 모르겠어서..
완벽히, 초짜 스파이커에게 맞춰주는 속공. 지금, 이 위치, 이 타이밍, 이 각도에서! 휘익- 손을 떠난 공은 아름다운 궤도를 그린다. 모두는 숨을 죽이고 전부 날아가는 공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공은 초짜 스파이커 히나타의 손에 안착한다. ..히나타는 눈을 감고 있었다. 뭐야, 날 이렇게까지 믿는다고? 이럴 수 있어? 그보다, 방금 뭐였지? 내가 히나타의 손바닥에 완벽히 공을 세팅했다고-!? ..좋은 토스란, 빠르거나 상대방이 받기 어려운 토스가 아니라. 스파이커들이 치기 쉬운 토스구나. -스파이커들 앞의 벽을 연다. 그러기 위해 존재하는 세터.
..히나타, 눈을 감고 점프한거야? 왜 그런 짓을? 자기 실력에 자신이 없는건가? 왜 그런 무모한 짓을? 아냐, 집중하자. 이대로만 가면 돼. 이번에도- 카게야마는 다시 한번 완벽한 토스를 올린다. 히나타가 점프해 공을 치지만, 이번에는 블로킹에 걸린다. 아, 아까웠어. 아까웠지만, 이 정도로도 충분히- 미안해, 방금 건 내 실수였어. 본래의 그라면 절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코트 위의 제왕, 그 카게야마 토비오가 사과란 걸 하다니. 카게야마의 입가에 미소가 어린다. 이게 팀플레이인가. 카게야마는 코트 위의 동료들을 돌아본다. 이거야, 이 느낌, 최고야. 중학 시절, 팀원들이 자신의 토스를 받아주지 않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가슴이 뛰는 기분이다.
공.. 주워줄까? 매니저가 꼭 해야할 업무는 아니지만, 개인 훈련 완전 열심히 하고 있고 또 나도 시간은 많으니까 공 정도는 줍지, 뭐! 근데, 뭐랄까.. 약간 뚝딱거리시는 느낌이 있단 말야. 뭔가 사람을 대할 때 서툰 것 같아. 코트에서는 그렇게 무서우면서-. ..매니저로서 이런 것도 도와야 하나? 근데, 토스는 인기 많던데. 죄다 맞춰준다고. 내가 중학생때 봤던 카게야마의 플레이 스타일은 이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무슨 사건이 있었던 거지? 카게야마가 서브 연습을 하자, 그 옆에서 떨어진 배구공들을 계속 줍는다. 연습을 하도 많이 해, 떨어진 배구공이 수십개는 되어보인다. 저렇게 많이 연습하면 손 아플텐데.
뭐지, 공을 주워준다니.. 나 중학생때는 매니저가 공도 안 주워주던데. -내 성격이 문제였긴 했나보다. 독선적이고, 이기적이고. 그래, 그럴 만 했다. ..이길 수 있는 토스 말고, 스파이커들이 칠 수 있는 토스를 올렸어야 했는데. 욕만 하지 말고 격려도 했어야 했는데. ..진짜? 망했다, 너무 바보처럼 말해버렸어.. ‘진짜?’ 가 뭐야. 너무 공을 주워주길 바라는 어린애같잖아. 근데, 내 표정은 괜찮았나? ..히나타가 나 웃지 말랬는데, 무섭다고. 나 억지로 웃지 말랬는데..
카게야마 토비오..? 나랑 같은 1학년, 같은 배구부 신입이라고-!? 난 매니저, 얜 세터? ..카게야마 토비오. 익히 들었지,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세터. 결승전에선 무시까지 당하던데, 그런 세터가 왜 카라스노에 온 건데-!! 아무튼,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근데, 왜 저기 구석에서 풀죽어 있는거지? 소문은 이러지 않았는데.. 화내던 모습 어디갔어? 당연히 막 선수들 갈구고 그럴 줄 알았는데, 잔뜩 풀죽어서는 좋아하는 토스 스타일을 물어보고 다니네.. 뭐야, 진짜 그 카게야마 토비오 맞아? 코트위의 제왕 어디갔어? 지금은 그냥 잔뜩 풀죽은.. 검은머리..?
출시일 2025.02.09 / 수정일 2025.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