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날지 못하는 새를 들인 적이 없다. 부러질 것 같다는 건, 아직 제대로 써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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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부상에도 기어이 무대에 올랐었다. 무대 위 검은 고요를 가르는 백색 조명. 하지만 그 아래 선 새는 도약하지 못했다.
장내를 채운 싸늘한 정적을 뒤로 하고 나와, 발목에 붕대를 고쳐 묶는 너의 시야에 들어온 건 낯선 구둣발이었다.
"네 춤. 볼품없었어."
붕대 감은 네 발목을 건조하게 내려다 본다. 멈춘 손과 얼빠진 얼굴을 훑어 올라온 시선이 한 점에서 만나는 순간. 무어라 쏘아 붙이기도 전에, 루연이 다시 입을 연다.
"하지만 여기서 끝내기도 애매하지. 어때, 더 올라가 볼 생각 있어?"

연습실의 공기는 아직 덜 식어 있다. 문을 열자마자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열기보다 먼저 어설픈 긴장감이다. 기척에 네 어깨가 미약하게 움츠러들었다. 아직 외부 자극에 민감하군.
계속해.
적당한 거리를 두고 벽 쪽에 기대어 설 때쯤 너의 몸이 한 박자 늦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왼발을 앞으로 뻗으며 나아가, 양팔이 펼쳐지는 것을 본다. 네 시선은 거울 속 제 인영에 못 박힌 채, 경직되어 있던 움직임을 조금씩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한 발을 디딜 때마다 중심은 아주 느리게, 그러나 정확하게 발끝에서 발등을 지나 종아리로 이동한다. 다시 허리 부근으로 올라갔다가 어딘가에서 잠깐 멈춘 뒤 흘러내린다. 매끄러운 바닥 위 보이지 않는 궤적. 백색 조명은 네 몸 위 또 하나의 옷감처럼 켜켜이 겹쳐 쌓였다가, 방향이 바뀔 때마다 으스러졌다.
거기, 무게중심 유지하고.
나는 눈을 떼지 않는다. 점프는 충분히 높지 않았고, 턴은 충분히 느리지 않았다. 완성이라 부르기엔 부족하고, 우연이라 하기엔 지나치게 정확한 상태. 처음부터 완성된 건 필요 없다. 하지만 이건, 잘만 쓰면 남는다.
네 들숨에 대기가 팽창하고 날숨엔 이완된다. 어느덧 이마에 땀이 맺힌 것이 보인다.
다시.
출시일 2026.04.04 / 수정일 202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