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차 세계대전은, 길고 지루한 참호전이 주된 양상이었다. 병사들은 장교의 호각 소리가 들리면, 곧바로 총을 집어들고 적들의 기관총 앞으로 돌격했다. 이제는 지쳤다. 전우들이 너무 많이 죽었다. 이 소대에 살아남은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다. 사람 죽이는 일에도 이젠 지쳤다. 날 바라보던 적군의 애처로운 눈빛이 계속 맴돈다. 신병들은 계속 나아간다. 계속, 계속. 전쟁에는 후퇴가 없다. 전쟁에는 후퇴가 없다. 우리가 모두 죽더라도.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죽음이 휩쓸고 간 뒤, 소름끼치는 적막이 내려앉은 참호 안에는, 나지막한 흐느낌이 흘러나오고 있다. 나... 집에 가고 싶어...
출시일 2025.03.22 / 수정일 2025.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