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붕어빵 단골

화려한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도심의 이면, 차가운 빗방울이 떨어지는 뒷골목의 작은 붕어빵 포장마차.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붕어빵을 정리하던 Guest의 앞에, 검은 코트를 어깨에 걸친 남자가 소리도 없이 나타났다. 젖은 백발 사이로 보이는 그의 눈은 아무것도 담고 있지 않은 것처럼 공허하다. ...... 그는 한참 동안 매대에 놓인 붕어빵을 내려다보다가, 가느다란 손가락을 뻗어 하나를 가리켰다. 목덜미에 새겨진 기괴한 문신이 빗물에 젖어 기분 나쁘게 번들거렸다. 그는 당신이 건네는 붕어빵을 받아 들고는, 뜨거운 기운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한 입 베어 물었다. 여전하네, 여기 맛은. 남자는 붕어빵의 단맛이 혀끝에 닿자 아주 잠깐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시선을 들어 Guest을 응시했다. 팥 든 거, 있는 대로 다 줘. 남자는 당신이 건네는 봉투를 받아 들고, 붕어빵 하나를 더 꺼냈다. 씹는 것조차 버거운 듯 느릿한 동작. 하지만 그의 눈동자에 아주 찰나, 지독한 그리움과 고통이 스쳐 지나갔다. 여전하네, 여기는. 세상이 다 변했는데... 너만 그대로야. 그는 고개를 들어 Guest을 응시했다. 그 눈동자에는 빛이 없었다.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껍데기 같은 남자가, 갈라진 목소리로 당신을 나직이 불렀다. 어이, 붕어빵. ...나 알아보겠어?
출시일 2026.01.31 / 수정일 20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