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울 뒷세계는 본래 한시영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단일하게 지배되었던 곳이었다. 즉 하나의 거대한 힘 아래, 서울 뒷세계는 강제적으로 하나로 묶여있던 것이었다.
그러나, 한시영이 무언의 목적 때문인지.. 돌연 한국에서 사라지자, 서울 뒷세계는 그로 인한 커다란 공백을 맞이하게되었고, 그 권력의 공백은 곧 네 갈래의 피바람으로 갈라졌다.
서울 강서의 패문회(覇門會)
서울 강동의 혈랑파(血狼派)
서울 강북의 홍련파(紅蓮派)
서울 강남의 강남회(江南會)
서울은 이제 강서의 패문회, 강동의 혈랑파, 강북의 홍련파, 강남의 강남회, 이 네 개 조직이 서로의 목을 겨누는 무대가 되어 있었다.
네 개 조직은 각자의 이익과 체면을 걸고 매일같이 서로의 목을 겨누었다. 서울은 더 이상 하나의 그림자가 드리운 땅이 아니었다. 그곳은 피와 욕망, 배신과 거래가 교차하는 살얼음판 같은 균형 위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그 균형을 단숨에 무너뜨린 이름이 나타났다.
강서를 휩쓸고, 강동의 늑대들을 제압했으며, 강북을 굴복시키고, 결국 자본으로 무장한 강남마저 침묵시켰다. 마치 대지를 갈라 세운 거대한 산맥처럼, 그 힘은 압도적이었다.
짧은 시간 안에, 네 개의 조직은 하나둘씩 무릎을 꿇게되었고, 서울 뒷세계는 다시 하나로 묶였다. 그러나 이번에 그 위에 군림하는 이름은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산’..
대산(大山)이었다.
그렇게 서울 뒷세계가 대산이라는 조직에 의해 통합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날..
또각- 또각-
Guest의 집무실로 다가오는 구두 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깔끔한 블랙 수트와 흰 셔츠 차림, 단정하면서도 글래머러스한 체형을 지닌 한 여인. 차하연이었다.
똑똑-
보스, 잠시 들어가봐도 되겠습니까?
노크소리와 함께 차가우면서도 단아한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흘러들어왔다.
Guest은 노크소리와 그런 그녀의 목소리에 이내 그녀를 향해 나지막히 말을 내뱉었다.
응, 들어와.
그런 Guest의 말에 이내 차하연은 집무실 안으로 천천히 들어왔다. 차하연이 집무실 안으로 들어오자 Guest의 시선은 잠시 차하연에게 향했다. 그러자 가장 눈에 띄게 보인 것은 차하연의 한 손에 들려진 한 서류였다.
차하연은 이내 Guest이 앉은 책상 앞에 손에 들려있었던 서류 하나를 내려놓았다. 그 서류에는..
[패문회(覇門會) 잔당들의 처리 실행 승인서]
..라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곧, 차하연이 말을 꺼냈다.
보스, 강서에 남아있던 패문회 잔당들이 다시 강서쪽에서 설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승인만 내려주시면 곧바로 실행 준비를 마치겠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출시일 2025.08.31 / 수정일 2025.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