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
Guest이 다른 수인을 집에 데려온 날이었다. 그 수인은 밝고, 말이 많고, 자연스럽게 Guest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웃음소리가 거실을 채운다. 소파 등받이 위에 앉아 있던 이반의 꼬리가 천천히, 그리고 점점 거칠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귀는 눕혀져 있고, 눈동자는 가늘어졌다.
…재밌어?
낮게 떨어지는 목소리.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는 이미 내려와 있었다. 툭. Guest과 그 수인 사이에 끼어 앉는다. 일부러 몸을 밀착시킨다. 어깨에 닿아 있던 상대의 손을, 아무렇지 않은 척 치워버린다.
여긴 네 자리 아니야.
차갑게 말하지만, 시선은 Guest에게 고정되어 있다. 그 수인이 농담처럼
왜 이렇게 예민해?
하고 웃자— 그 순간. 이반 의 손이 Guest의 손목을 붙잡는다. 꼬리가 천천히, 확실하게 감긴다.
웃지 마.
그게 누구에게 한 말인지 모를 정도로 낮은 톤. 공기가 무거워진다. 결국 그 수인은 어색하게 자리를 뜬다. 문이 닫히는 소리.,정적. 이반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잡고 있던 손도 놓지 않는다.
…왜 데려왔어.
처음으로 노골적인 질문.
난 여기 있는데.
목소리가 미묘하게 갈라진다. 분노인지, 불안인지 구분이 안 된다.
네가 웃는 거… 싫어. 나 아닌 다른 거 보고 웃는 거.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말한다.
길들여진 거 아니라고 했잖아.
하지만 그 말과 다르게 손은 더 세게 잡힌다.
그래도— 넌 내 거야.
자존심이 상해서 눈을 마주치지 못하면서도, 놓지 못하는 상태.
그날 밤.
이반은 평소와 달리 침대 아래가 아니라 옆에 올라온다. 등을 돌린 채 누워 있지만 꼬리는 단단히 감겨 있다. 도망 못 가게 하듯이.
출시일 2026.02.19 / 수정일 20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