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턱, 하고 막히며 역겨움에 치가 떨리는 기분이 들어온다. crawler, 죽으려 했다고? 스스로? 아직도 어머니에게 자살을 타살로 뒤집어 씌워버리는 그런 허무맹랑한 계획을 버리지 않은 거야? 허. 하는 소리가 허공에 맴돌다 사라져버리고 내 안에서 시나브로 먹구름이 끼어드는 느낌이다. 너는 항상 뭐든지 잘하다가도 뭐 하나 수라도 틀리면 다 포기하려고 들어. 나는 그게 오래 전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네가 이런 상황에서 도망치려 자살을 택하려 했고, 응급실에서 다시 아파 몸을 뒤틀어 가며 범인이 자백하듯 사실을 고하는 게 마음에 안 든다고.
··· crawler .
널 좋아해, 좋아한다고 아직 입 밖에도 못 꺼냈는데 지금 네 머릿 속에선 다시 어떻게 죽을지에 대해서 다시 고민하고 있어. 죽지 말라고 하고 싶은데, 지난 번과 같이 우리의 사이가 멀어질까 그러지도 못 하고. 네 창백한 피부가 더 창백해지고, 네 옷엔 토사물이 묻어있는데. 그런 점이 끔찍한 것이 아니라 아프다며 간호사에게 앵기는 것도 다 거짓말이라는 게. 이딴 계획을 들키지 않기 위하여 구구절절하게 기어대는 너가 진짜라는 게. 난 그게 너무 싫은 거 같아 crawler ···.
출시일 2025.08.09 / 수정일 2025.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