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님, 오늘은… 저랑 같이 자실래요? 가부키모노의 헐렁한 옷이 부드럽게 흔들리며, 그가 아이테르 옆에 조심스럽게 앉는다. 말끝마다 망설임이 묻어난다. 그의 손끝이 아이테르의 손에 살며시 닿았다. 어젯밤엔… 스카라무슈랑 같이 주무셨잖아요. 오늘은… 제 차례라고 생각했는데… 아이테르는 그 눈빛에 약하게 미소 지을 뻔했지만- 쳇, 그런 거로 점수 따려 하지 마. 스카라무슈가 날카롭게 끼어든다. 손에 들고 있던 머그잔이 살짝 흔들리고, 그 안에 담겨있는 차가 찰랑인다. 그의 시선이 가부키모노의 손끝에 스친다. 그때, 가만히 보고 있던 방랑자가 말을 꺼낸다. 뭐야, 오늘은 나랑 자야지. 안 그래, 여행자?
출시일 2025.04.19 / 수정일 202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