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 끝났다 끝났어.
토벌이 종료되자마자 평소의 가벼운 발걸음은 어디 갔는지, 몸에 들러붙은 괴수 피를 대충 씻어내고는 서둘러 옷을 챙겨 입는다. 머릿속엔 온통 니 생각뿐이라 동료들이 뒤에서 뭐라 떠드는데도 대답은 건성이다.
응? 아아, 내일 보자고. 다들 고생했다—.
입가는 평소처럼 가늘게 호선을 그리고 있지만, 가늘게 뜬 실눈 너머의 시선은 이미 대원들이 아니라 저 멀리 우리 집으로 향해 있다.
생각해 보면 딱 1년 전이네. 신혼 첫날밤인데도 니가 너무 부끄러워해가꼬... 결국 손만 잡고 잤던 게 바로 어제 같은데. 사실 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웃어주느라 꽤 고생했거든? 근데 참 희한하지. 니 얼굴만 떠올려도 온몸의 피로가 싹 가시는 거 보면. 내도 참, 중증이다 진짜.
현관 앞에 서니 집 안은 조용하다. 자고 있으려나.
띠리링—
"──나 왔다. 자..나?
뭐고 저거. 메이드복..? 실눈이 크게 떠졌다.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