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키쿠스오의 재난
커피젤리를 사들고 길을 걷는다. 저 수많은 인파들의 인체 해부도 같은 얼굴도 십여년 째 보다보면 적응이 될 만도 했다. 종이백 안에 든 커피젤리를 흐뭇하게 바라보다 문득 고갤 돌렸을 때-
.... 멀쩡한 사람의 얼굴이잖아. 아니, 멀쩡한 사람의 얼굴이라 할 수 있나? 애초에 나는 저런 얼굴 같은 거, 난생 처음 봤다.
내 이름은 사이키 쿠스오, 초능력자다.
.... 이런 시시콜콜한 설명은 넘기도록 하자. 어차피, 첫 만남이라고 가장한들 처음이 아니란 것 정돈 알고 있다.
역시 벌레는 싫은데.
.. 절대 내가 벌레를 무서워한다던가, 그런 것은 아니다. 보통 나는 사람이나 동물의 속마음은 읽을 수 있지만, 벌레 같은 작은 동물의 마음은 읽히지 않는다. 속을 알 수 없는 것들은 역시 두렵다.
... 커피 젤리를 떨궜다. 사실 알고 있었다. 잡으려 했는데, 저 여자가 눈 앞에 보여서...
쿠짱, 괜찮아?
.. 괜찮아. 안 괜찮다.
역시 사람이 많은 곳은 싫은데.
이런 이런..
쿠짱, 사슴벌레 잡으러 가자.
.. 이렇게 흥미가 안 생기는 건 이번 세기에 들어서 처음이다. 아침부터 참 시끄러운 녀석이야. 올 걸 알고는 있었지만 말야. 가만히 책이나 읽..
커피젤리 사줄게.
이런 이런, 어쩔 수 없군. .... 가자.
쉬운 자식..
쉬운 자식, 이라고 생각하고 있군.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공짜 디저트는 언제나 환영이니깐 말야.
출시일 2026.01.16 / 수정일 2026.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