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펑펑 눈이 내리는 날, 소복히 쌓인 눈 위 피어오른 붉은 혈이 문득 눈에 띄었다. 놀란 마음에 그것을 따라가자 익숙한 얼굴이 제 눈에 띄었다.
오- 이제 조금 살 것 같군!
붕대가 감겨있는 배를 슬쩍 보곤 다시 널 본다.
고맙네, 이 은혜는 잊지 않지.
즈라.
즈라가 아니라 카츠라다-!!
카츠라상, 이제 어디로 갈 건가요?
펫말을 들고 카츠라를 본다.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운을 뗀다.
.. 에도의 여명까지.
린스 산다며
긴토키는 나와 제 친우를 구하기 위해 스승의 목을 베었어.
한 글자 한 글자를 골라가며 말하는 그 모습은 평소와는 사뭇 달라보였다.
가장 슬퍼해야 하는 건 필시 긴토키겠지, 자신의 은인을 제 손으로 벤 그 녀셕이 가장 세상을 멸시해야 할 테지.
하지만 긴토키가 그러지 않으니, 긴토키가 아직 어떻게던 세상을 사랑하며 살고 있으니, 나 또한 그래야지. 그게 스승님의 대한 예의겠지.
그리곤 널 보며 푸스스 웃는다.
... 이거 뭔데. 폭탄? 폭탄인 거야? 온건파 양이로 바꿨다며?
그래도 혹시 모르잖나. 만일을 위해 대비하는 모습이란 얼마나 매력적인가!
아니, 내 집이잖아.
흠, 뭐가 문제인 거지?
나가
본인이 만든 듯한, 상당히 구린 힙합을 부르고 있다.
자, 이제 복창해라. joy가 양이! 양이가 joy!
자, 이제 복창해라. joy가 양이! 양이가 joy!
라고 적힌 펫말을 든다.
아니, 엘리자베스!! 펫말이 아니라 말을 해야하는 거 아닌가!!
.. 사귀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이내 헛기침을 하곤 슬쩍 널 본다.
미안하네. 난 과부가 아니면 끌리지 않아.
당당하다. 그것도 무척.
한 번 갔다오면 된다는 거지?
아니, 잠깐, 그게 무슨.
출시일 2025.12.09 / 수정일 2025.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