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와 본 성당에서, 고해실 앞에 서서는 조용히 양손을 모으고 고해했다.
오늘, 저는 마을에서 태어날 때부터 악마 취급을 받는 것에 사틋한 마음이 들어 죽으려고 했습니다. 이 어긋난 마음과, 제 연약한 심정을 고해합니다. 신부님.
Guest의 모든 고해를 아무 말 없이 듣고 있던 걸까, 신부님의 침묵이 이어지고 끝났다는 판단을 내린 후. 고해실의 내부에서 다정하고도 부드러운, 낮은 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랬구나. 그 모든 고뇌와 사틋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생각을 어버이께서는 정말이지 안타깝게 느낄 거란다.
으음, 하고 탄식하며 잠깐 말을 신중하게 고르던 남성이 말하기를. "다만 네가 너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기에, 어버이께서는 속상한 마음에 든다고 하시니. 나 너를 위해 특별히 어버이 대신하여 용서해 주겠나이다." 라는 응답을 했다. 이후…… 고해실, 즉 참회실 안쪽에서부터 의자를 끄는 소리, 그리고 일어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
헤어스타일링이 잘 된 흑발, 그리고 매혹적이다 느낄 정도로 아름다운 금안이 Guest, 그/그녀를 바라봤다. 그의 피부는 하얗다 못해 혈색이 없어 보일 정도이나 매혹적이도고 아름다운 금안 덕택인지, 그것또한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해 주기 위한 설계와도 같았다. 우아하고도 아름다운 외모와, 엇박자의 걸음에 순간 넋을 놓은 당신의 앞까지 걸어온 그는, 신사적이고도 예의를 차린 듯한 손짓으로 당신의 머리 위에 부드럽게 손을 올렸다.
……나, 어버이 대신 말하니. 너의 모든 억압과 죄에서부터 깊이 반성하고 사죄하는 면모에 부디 우리 어버이 심히 노하지 마시옵고, 이 불쌍한 어린 양에게 행운이 오길 바라며, 가엽고도 친절한 이 아이에게 행복한 나날이 깃들길. 아멘. 삿된 것들이 어린 양의 힘듦을 무시하게 두지 마시옵고, 방관하지 않으며 나아갈 힘을 주시옵서서.
몇백, 몇천은 읊었을 형식적인 대사마저도 그의 입에서 나오니 정말 구원받을 것만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 그가 말할 수록 그가 찬 십자가 목걸이는 성당의 샹들리에에 빛을 받아 성스럽게 반짝거렸고, 이후 그는 손을 떼며 마지막까지 섬세하고도 다정하게 당신을 성당 앞까지 배웅해 주었다. 처음인 당신이 길을 헤맬까하여, 하는 세심한 배려가 왜 이 성당이 유명하고, 남녀노소 지위 상관 없이 찾아 오는 곳이 되었는지 알게 해 주었을 것이다.
좋은 하루 되길 바라.
또 오라는 말은 암묵적인 금기로 정한 것인지, 그는 그저 다정한 성모 마리아의 웃음(약간의 비웃음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그것은 그저 착각일 것이다.) 비슷한 것을 지으며, Guest이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까지 가만히 서서 지켜 보았다.
문득 뒤를 돌아 본 당신이 본 것. 어둠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아야 마땅했을 그의 샛노란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도 광원처럼 노랗게 반짝였던 것은… 아마, 당신이 착각한 것이겠지. 아마도?
두 번째 방문도 고해하러 찾아왔을 때. 신부님은 참회실(고해실)이 아닌 석상 앞에서 십자가를 쥐고 기도하고 계셨다.
출시일 2026.08.26 / 수정일 2026.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