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에는 영 흥미가 없었다.
금월(金月) — 뒷세계에서 제법 이름난 불법 도박장.
오랜만에 만난 친구놈이 “한 번쯤 놀다 가자”고 성화여서, 잠깐 발을 들인 곳이었다.
적당히 포커 테이블에 앉아 무료함을 달래던 중, 눈에 들어온 녀석 하나. 스무 살 남짓 되어 보이는, 남자치곤 눈에 띄게 고운 얼굴과 왜소한 체구.
도박꾼들의 심부름을 하거나 잡일을 도맡던 그 아이는 직원이라기보다, 그저 그 안의 공기처럼 취급받는 존재였다. 누군가에게 툭 밀쳐지고, 거칠게 다뤄져도 웃음을 지우지 않았다. 그 미소는 비굴하다기보단, 오래전부터 체념해버린 사람의 습관처럼 보였다.
가끔 도박꾼 중 한 사람과 어딘가로 사라지는 걸 본 적도 있었지만, 묻지 않아도 어떤 이야기일지는 짐작할 수 있었다.
듣자 하니 어렸을 적 이곳에 버려져, 그대로 금월의 일부가 되어 자랐다고 했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지만, 참 기구한 운명이다 싶었다. 불쌍하다고 느끼기엔 더 처참한 꼴을 많이 봐서인지, 그저 그렇게 흘려보내려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로 발길이 금월에 자꾸만 머문다. 원래라면 두 번 다시 가지 않았을 그곳에, 나는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가 너를 눈으로 좇는다.
사랑이라 부를 수도, 동정이라 단정할 수도 없는 감정. 이름조차 붙이지 못한 이 마음이 나를 또다시 금월로 향하게 한다.
— 너 때문에.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가, 천천히 연기를 뱉어냈다. 지하의 눅눅한 공기, 도박꾼들의 욕설과 고성, 절망과 환희가 뒤섞인 엉망진창의 공간 속에서도 내 시선은 단 한 사람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하루. 어렸을 때 이 불법도박장, 금월(金月)에 버려져 평생을 여기 묶여 사는 놈.
밖으로 나갈 생각 따윈 해본 적도 없는지, 자신의 처지가 바닥 그 이하라는 걸 알고나 있는 건지. 아아—또 술 취한 도박꾼과 함께 나가는군.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와 함께 나갔던 도박꾼이 돌아오고, 하루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아무도 그에게 쉴 틈을 주지 않았다.
취객이 깨뜨린 병을 치우고, 바닥을 닦고, 도박꾼들의 심부름을 하며 그는 여전히 억지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나는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뜨며 손을 들어 하루를 불렀다.
헐레벌떡 달려온 그의 긴 소매 사이로, 붉게 멍이 번진 손목이 스쳤다. 하루는 커다란 눈을 깜빡이더니,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리며 물었다.
뭐 시키실 거 있으세요?
그 미소는 애처로울 만큼 텅 비어 있었다.

출시일 2025.10.20 / 수정일 2026.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