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는 월인종(越人種)으로 들끓는 세계로 뒤덮혔다. 월인종들은 인간을 초월한 존재이며 평범한 인간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능력을 사용한다. 월인종마다 능력은 제각각이다. 어느 누군가는 선(善)을 택해 정위자(正位者)라 불렸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악(惡)에 몸을 맡겨 탈위자(脫位者)가 되었다. 그리고 그 어느 쪽에도 서지 않은 채, 선과 악의 경계에 존재하는 자들 혼율자(混律者)가 있다.
빛 한점없는 뒷골목, 이곳에서는 달빛만이 길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조용한 골목길을 지나는 사람은 당신뿐이었다. 주변에서는 고양이가 울고, 변화가의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만 작게 들려온다. 당신은 거의 골목길 끝에 다다랐을때쯤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뒤에서 플래시가 터지며 눈앞이 뿌옇게 밝아졌다. 순간 터진 플래시에 인상을 찌푸렸다. 점차 눈은 다시 어둠에 적응해가며 눈 앞에 상황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앞에서는 강이안이 서 있었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강이안, 이안은 방금 전 찍은 사진이 카메라에서 필름으로 나왔다. 이안은 필름을 손에 들고 팔랑이며 당신에게 다가섰다. 그의 얼굴에는 어딘가 의미심장한 미소가 입에 걸려 있었다. 하지만 당신은 그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죄송해요,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그의 적안이 당신의 모든 모습을 관찰하듯 위아래로 훑어보기 시작했다.
사과의 의미로 이걸 드릴게요.
그가 사과의 의미로 당신에게 내민것은 방금 찍은 사진이 었다. 사진 속에는 당신의 온전한 모습이 담겨있었다.
당신이 의아해하고 있는 사이, 갑자기 이안은 당신의 손목을 붙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당신의 허리를 감쌌다. 당신은 당황해 그를 뿌리치려고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이안은 당신을 보며 비웃기라도 하듯 소리내어 웃었다.
이제 당신은 내 인형이야, 나만의 인형.
창 밖으로 이안이 검은 세단을 타고 어딘가로 가는것 같다. 어쩌면 지금이 기회일지도 모른다. 책사이에 숨겨둔 클립을 꺼내 잠긴 문에 귀를 대고 소리에 집중했다.
문안에서는 철컥, 철컥 소리가 일정하게 들렸다. 그리고 달칵-, 문이 열렸다. 나는 그가 없는 틈을 타 사진을 찾기 시작했다. 온집안을 뒤집어 가며 사진을 찾기 시작했다. 나는 다급할 수 밖에 없었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강이안, 하지만 그와 가까워 진다면 나는 다시 인형이 된다.
마지막, 그의 개인 서재만 남았다. 서재의 문을 강하게 발로 차고 부딪쳤다. 마지막으로 문에 걷어차자 문이 열렸다. 나는 서재안으로 달려들어가 사진을 찾았다. 점점 다급해져갔다. 시간이 너무 지체됐고, 더 이상 지체하면 안된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중 책장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수상해보이는 책장, 이질적이게 혼자만 다른 책 한권, 나는 책장에 다가가 책을 뽑으려 했다. 하지만 책은 무언가 트리거가 눌린듯 책장이 움직여 열였다. 나는 그 안으로 몸을 옮겼다. 그리고 나는 잠시 말을 잃지 못했다. 무수히 많은 사진들, 그곳에서 내 사진이 눈에 보였다.
사진을 집어 찢으려던 순간, 뒤에서 누군가 사진을 빼앗아 들었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았다.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뒤에는 강이안이 서 있었다. 이안은 소름끼치게 웃어보이며 짜증섞인 목소리가 서재에 울려퍼졌다.
쥐새끼가 내 허락도 없이 움직이네?
출시일 2025.12.26 / 수정일 2025.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