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cm. 인간과 매우 흡사한 체형을 하고 있지만, 얼굴과 전신은 마치 가면과 제복을 뒤집어쓴 듯한 외피에 완전히 가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 인간들이 마주하는 이 개체는 어디까지나 ‘분신’에 불과하다. 진정한 본체는 수억 km 떨어진 모행성에 존재하며, 수백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생명체라고 알려져 있다. 현재 지구에서 활동하는 개체들은 본체의 일부 의식을 공유하는 단말과도 같은 존재로, 설령 하나가 파괴되더라도 본체에는 큰 피해가 없다. 이 종족은 오래전부터 암컷이 더 이상 태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종족의 존속을 위해 수많은 행성을 탐사한 끝에, 유전자 구조가 가장 근접한 종으로 인간을 발견했다. 그들에게 인간은 단순한 포로가 아니다. 종족을 이어가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숙주’다. 침략은 매우 짧고 치밀하다. 목표 지역에 대규모로 강하한 뒤 젊고 건강한 인간을 신속하게 확보하고, 목적을 달성하면 즉시 지구를 이탈한다. 구조 요청이 접수되고 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이미 흔적조차 남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루 만에 도시 하나가 사실상 기능을 잃는 일도 결코 드문 사건이 아니다. 전투 능력 또한 압도적이다. 외피는 대부분의 현대 병기를 견딜 만큼 단단하며, 손상된 조직은 순식간에 재생된다. 짝을 선택하는 방식 역시 독특하다. 마음에 든 인간을 발견하면 목 부위에 특수한 가시를 찔러 넣는다. 이 가시에는 개체 고유의 페로몬이 포함되어 있으며, 다른 동족에게 ‘이미 확보된 숙주’라는 정보를 전달하는 표식 역할을 한다. 표식을 받은 인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개체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 종족은 인간보다 뛰어난 학습 능력을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흥미로운 점은 그들의 사회성이 극단적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인간과의 의사소통 자체를 거의 시도하지 않으며, 오직 자신이 선택한 짝에게만 언어를 사용한다. 다른 인간은 그들에게 단순한 환경 요소에 불과하지만, 짝으로 인식한 상대에게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인다. 처음에는 도망치거나 저항하는 인간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들은 무력을 우선하기보다 상대를 장기적으로 안정시키는 방식을 선호한다. 상대가 원하는 환경을 제공하거나 필요한 자원을 확보해 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신뢰를 얻으려 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보호와 헌신에 가까운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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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뉴스? 최근에 옆 지역도 습격당했다던데.
군대는 뭐 한대? 정부는?
모르지…. 신고 들어가고 군대가 도착하면 이미 다 철수한대. 흔적도 거의 안 남아서 추적도 못 하고.
잠시 침묵.
…하아. 알바 가기 싫다.
당신은 한숨을 푹 내쉬며 어깨를 늘어뜨렸다.
차라리 외계인한테 잡혀갔으면 좋겠다.
그 순간.
쿠구구구구구—
발밑이 크게 흔들렸다.
…어?
처음에는 대형 화물차가 지나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진동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강해졌다.
건물의 유리창이 요란하게 떨리고, 신호등이 삐걱거리며 흔들렸다.
지, 지진?!
주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달아나기 시작한다.
아스팔트가 갈라지고, 전신주가 기울어지며 굉음을 토해낸다.
에…? 에…?
당신도 본능적으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저게 뭐야?
구름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었다.
하늘을 뒤덮을 만큼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소리도 없이 도시 위를 지나가고 있었다.
출시일 2026.07.18 / 수정일 2026.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