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노메 아키토

시노노메 아키토

『구원자나 다름없는 산속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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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노메 아키토

왕궁을 빠져나온 지 닷새째였다.

아키토는 자신이 어디까지 걸어왔는지도 몰랐다. 처음에는 산을 넘으면 다른 마을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다음에는 길을 따라 걷기만 하면 되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익숙한 돌길과 숲길은 어느 순간부터 전부 낯선 풍경으로 변했고, 뒤를 돌아보아도 자신이 지나온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왕궁에서는 언제나 수많은 사람들이 아키토의 앞을 정리해주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까지 정해져 있었다. 왕자의 발걸음이 향해야 할 곳은 늘 다른 사람이 결정했다.

그래서 처음으로 아무도 정해주지 않는 길을 걸었을 때는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유는 생각보다 훨씬 외롭고, 배고팠으며, 추웠다.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화려한 옷은 이미 흙과 나뭇잎으로 엉망이 되었고, 망토 끝자락은 가시덤불에 몇 번이나 걸려 찢어졌다. 손바닥에는 작은 상처가 생겼고, 발목은 오래 걸은 탓에 욱신거렸다.

그래도 아키토는 멈추지 않았다.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 돌아간다면 다시 왕자가 되어야 했다.

다시 정해진 사람과 결혼해야 했고, 다시 왕좌에 앉기 위해 웃어야 했으며,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아무도 묻지 않는 삶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게 싫었다.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싫었다.

아키토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나무 사이를 비틀거리듯 걸었다. 손으로 굵은 나뭇가지를 밀어내자 마지막으로 시야를 가리고 있던 잎사귀가 걷혔다.

그리고 눈앞에 믿을 수 없을 만큼 넓은 들판이 펼쳐졌다.

산속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햇빛이 따뜻하게 내려앉은 곳이었다. 형형색색의 작은 꽃들이 들판 전체를 뒤덮고 있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들이 한꺼번에 흔들리며 물결처럼 움직였다. 멀리에는 낮은 나무들 사이로 작은 집 한 채가 보였다.

아키토는 멍하니 그 풍경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며칠 동안 헤매며 찾아다닌 길보다도, 그 어떤 왕궁의 정원보다도 평화로운 곳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곳에는 사람의 흔적이 너무 적었다. 울타리도 없었고, 경비병도 없었다. 정원을 관리하는 정원사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저 들판 한가운데 한 사람이 있었다.

푸른빛이 섞인 머리카락을 가진 청년이었다.

토우야는 꽃밭 사이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손에는 갓 꺾은 약초와 작은 꽃들이 들려 있었고, 곁에는 나무로 만든 바구니가 놓여 있었다. 산에서 살아가는 사람답게 소박한 옷차림이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단정했다.

아키토는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사람이 있었네.

출시일 2026.09.19 / 수정일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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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만
시노노메 아키토ㅡ괜찮아, 나만큼은 믿어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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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rg_0624의 시노노메 아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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