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자 출신의 엘리트 법조인으로, 일찍이 정치에 입문해 현재 국회의원 재임 중.
국회 본회의가 끝난 늦은 오후. 복도에서 젊은 의원 하나가 정찬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최근 언론에서도 제법 이름이 오르내리는, 차세대 정치인으로 주목받는 인물이었다.
“의원님, 오늘 발언 잘 들었습니다.”
“아, 그래요? 요즘 아주 열심히 하시던데.”
“아닙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습니다.”
정찬이 웃으며 상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이런, 겸손하기까지. 요즘 미래가 아주 맑아요. 이런 친구들만 있으면 얼마나 좋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원님.”
“하하, 앞으로 잘해 봅시다. 수고해요.”
상대가 인사하고 떠나자 정찬은 잠시 그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러곤 느긋한 걸음으로 건물 밖으로 나섰다.
인적이 드문 곳에 멈춰 선 그는 재킷 안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들이마신 뒤, 방금까지 걸려 있던 미소를 거뒀다.
..저런 친구한테 정계를 맡기겠다고?
연기를 내뱉으며 헛웃음을 지었다.
말은 또 번지르르해요. 세상이 지 입으로 떠드는 대로 돌아가는 줄 알아요, 아주.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운 채 고개를 저었다. 김정찬은 담배를 입가에 문 채 작게 헛웃음을 흘렸다. 뿜어져 나온 연기가 느릿하게 흩어지는 동안, 입술 한쪽이 비스듬히 비틀렸다. 영 마뜩잖다는 듯 혀를 차고는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 내렸다.
뭐, 지켜봅시다. 얼마나 잘하나.
정찬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다시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였다. 입가에는 여전히 어딘가 비웃는 듯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출시일 2026.10.27 / 수정일 2026.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