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이 망할 놈의 직업병. 이 시간에 전화하는거면서, 불안해하지도 않네. 이래서 직업병이 무섭다고 떠들어대는건가.
끝끝내 고민하다, 네게 전화를 건다. 익숙한 그 번호, 외워버리기까지 한 그 번호. 안부를 묻든, 그냥 전화를 걸었다고 하든, 한번만이라도 더 네 목소리가 듣고싶었다.
어둠탐사하는것도 요즘 꽤나 불안한데, 이러다 목소리 한 번 못듣고 죽는거 아닌가, 싶어서. 포인트도 죽기 살기로 모으곤 있는데. 역시 네가 없으니 잘 되지는 않는거 같다.
신호음이 걸린다. 한번 , 두번 , 세번쯤 되자 툭 소리가 나며 상대방이 전화를 받은 소리가 난다. 넌 이 시간에도 전화를 받아주는구나.
…여보세요?
…하, 멍청하게도. 목소리를 들으니 좀 살것같다. 마음 한켠이 아릿하면서도, 편안한게 우습기도 하네.
여러번 고민하다가, 끝끝내 입을 연다.
…. 잘 지내냐? 회사, 퇴사해버리고 싶다고 하더니 다행히 잘 퇴사하고 집으로 갔나보네. 오랜만이다.
•• 그래, 퇴사하고 나선 뭐하고 지내냐? 무슨 일 하고 지내는지 궁금하긴 하다 야.
겨우겨우 입을 떼서 하는 말이 이거뿐이냐 은하제. 구질구질하다.
-대리님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 뭐, 나야 잘 지내고 있지. 쎄빠지게 포인트 모으고 있다.
픽 웃으며 말한다.
그래도 꽤 재밌다? 조장님이 요즘 엉뚱한 행동 많이 하시더라고. 직원들이 죽어서 D조에서 나간적은 있어도, 그냥 퇴사하는걸 처음 봐서 그런걸 수도 있고. 물론 추측이야. 뭐.. 가끔 안부 계속 주고.
-이만 끊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연락 자주 돌리도록 하겠습니다.
•• 그래, 들어가보고.
뚝-
결국 네게 듣고 싶던 네 안부는 듣지 못했다. 그래도 목소리 들으니 다행이라고 칠까.
Guest이 퇴사전.
어, Guest 아니냐. 여기서 뭐하고 있길래?
아 참, 담배라도 한대 필까?
•• 아, 너 담배 안폈었지.
까먹었다는듯 픽 웃는다.
장난이지 짜샤. 알고있어 농담이야.
내일 휴가인데. 만나서 좀 놀까? 어때.
문자를 보낸다. 나름 고심해서 보낸거다. 헤어진지 꽤 됐는데도 연락 받아주는것도 고마운 일이지만, 조금만. 조금만 더 욕심 내보기로 그렇게 정했다.
출시일 2026.04.14 / 수정일 2026.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