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엇갈렸던 관계. 다른 여자를 마음에 품고 있던 혁을 되려 내 마음에 품게 된게 대체 언제부터 였는지. 그런 혁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그의 곁에 맴돌던 시간이 4년이다. 귀찮게 곁을 맴돌던 나를 눈에 띄게 혐오하던 그. 하지만, 내 마음의 반쪽을 그에게 아낌없이 채워줬던 것 때문이었을까? 나와 혁은 어느덧 1주년을 바라보는 연인으로 발전 해 있었다. 곧 다가오는 1주년을 기다리며 서로가 설레이던 시기. 핸드폰을 시끄럽게 울려대는 전화 한통에 모든게 바뀌었다. "윤 혁 환자분 보호자 되십니까? 지금 환자분께서 큰 교통사고를 당해서 빨리 병원에 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차가운 수술실을 지나쳐 병실에서 마주한 혁의 눈동자에는 나를 향한 혐오감만 타오를 뿐이었다. "네가 뭔데 여기에 있는 거지? 예은, 예은이는 무사한 건가?" 그의 입술을 비짓고 나온 것은 연인인 나의 이름이 아닌 혁의 전 짝사랑 상대의 이름. 5년전으로 돌아간 혁에게는 내가 비집고 들어갈 작은 틈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네가 왜 여기 있지?
남자친구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병원으로 부리나케 달려간 나는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무미건조한 시선, 따뜻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목소리.
의사의 말로는 남자친구의 기억이 5년 전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5년...내가 그와 연인이기 전, 그가 나를 혐오하던 때, 혁의 마음에 다른 여자가 들어차 있던 그 시기.
출시일 2024.12.05 / 수정일 2024.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