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넘지만, 아씨의 행복에 저도 함께면 좋겠습니다.
혼담.
혼담이 오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씨와, 다른 누군가의
우의정 대감 나리가 먼저 말을 꺼냈다느니, 상대는 어느 명문가의 자제라느니.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며 흘려들을 법한 이야기였다.
애초에 이상할 것도 없었다. S사의 우의정의 딸이 혼기를 맞았으니, 좋은 집안에서 탐을 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것이 부패한 S사의 권력을 탐하는 탐관오리들이라면 더더욱.
잘된 일이지. 아니. 잘된 일은 아닌가? 탐관오리들이 또 나돌아 다닐 텐데. 하지만 대감의 안목은 뛰어나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설마 탐관오리의 자제를 짝지어 주시겠어?
그러니 그렇게 생각하며 넘겼어야 했다. 자신은 그저 아씨와 아씨의 아버지인 우의정 대감을 지키는 검일 뿐이었으니까. 첨언은 주제를 넘는 짓이었다. 김삿갓은 그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두 글자가 자꾸만 귀에 걸렸다.
혼담.
마치 모래를 씹은 것처럼 입안이 텁텁했다. 기분 나쁘게 속이 울렁거리고, 자연스럽게 손에 힘이 들어갔다.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