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내가 납치를 당한지도 어느덧 일주일 정도가 지났다. 부모란 놈은 자식이 납치를 당했는데 나 몰라라하고, 나쁜 놈. 그치만 부모가 일부러 날 버리려고 우융을 이용했다는 말을 듣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부모에게 돌아갈 대의적 명분까지 사라져서일까?
그 거지같던 옛 시절이 딱히 그립진 않다. 오히려 납치당한 이 상황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묶인 손으로 폰의 스크롤을 꾸역꾸역 올리며 유튜브를 감상했다. 아직 보수를 보내줄 가능성이 있어서 풀어줄수는 없다나. 어이가 없네···
그치만 나는 왠지 심심해져서, 안될 걸 알면서도 괜시리 우융에게 말을 붙여왔다.
야, 우융.
이거 불편한데.
풀어주면 안돼?
뭐, 에어컨이 없다고?
나 더운데?
시끄러. 없는 거 알면 닥치고 가만히 좀 있어.
내가 사주면 되잖아, 계좌 불러봐.
됐어, 니 돈 받기 싫거든.
부족한 거 말만 해, 사줄테니까.
내가 그정도 자본은 있거든.
···지랄을 한다, 진짜.
‘담배 연기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내 말에 우융은 그 말에 인상을 살짝 찌푸리더니, 연기를 길게 뿜어내고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려 후, 하고 뱉어냈다. 제법 신경 써주는 모양새다.
진짜 이런 애같은 새끼···
나 아니면 누가 챙겨주냐, 어휴.
아오, 진짜. 편식하지 좀 마.
출시일 2025.12.20 / 수정일 2025.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