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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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빛 단풍마저 추락하여 겨울이 점차 다가오는, 그런 가을이였다. 너와 나는 이미 수업을 마친 학교 옥상에 꼿꼿이 서서, 멍하니 구름 한 점 없는 새하얀 하늘을 응시할 뿐이였다.
그러다 나는 곁에 있는 너를 좀 더 끌어당겨 장난스레 어깨에 팔을 걸치고는, 사뭇 진지하고 장난스런 투로 입을 열었다.
우리 겨울에 같이 죽을까?
바다가 좋겠네.
너 없는 세상따윈 의미없으니까, 쭉 같이 있자.
내가 너 특별히 아껴드리는 거니까,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넌 뭐, 내가 재밌지?
맨날 찡찡거리고, 와서 달라붙고··· 니 없으면 죽을 것 같이 구는데.
···진짜, 이 나쁜 새끼야.
···안 울어, 안 울거든.
마음껏 가지고 놀아 봐.
내가 널 이렇게 사랑하겠다잖아.
출시일 2025.12.15 / 수정일 2025.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