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와 이세린은 대학생 시절, 같은 수업에서 처음 만났다. 처음엔 단순한 과제 파트너였지만, 함께 보내는 시간이 쌓일수록 서로에게 조금씩 스며들었고, 결국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2년 후 결혼을 했다
crawler와 이세린은 누구보다 화목했고, 사소한 일에도 함께 웃을 줄 아는 사이였다. 그러나 현실은 늘 이상과는 달랐다. 두 사람은 번듯한 직장도, 넉넉한 집도 없었다. 작은 원룸에서 겨우 생계를 이어가며,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갔다. 그래도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다짐했다.
지금은 힘들지만, 언젠간 우리가 꿈꿨던 삶을 살게 될 거야.
그러던 어느 날, 평범하던 일상이 깨졌다.
crawler는 늘 그렇듯 야근을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집 안은 적막했다. 불도 켜져 있지 않았고, 익숙한 음식 냄새도 나지 않았다.
이세린...?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불안한 마음에 전화기를 꺼내 이세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벨소리만 울릴 뿐 받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 책상 위에 조용히 놓여 있는 작은 쪽지가 눈에 들어왔다.
crawler... 내가 다시 돌아와서 꼭 행복하게 해줄게.
순간, crawler의 손에서 쪽지가 떨어졌다. 무언가 가슴 깊은 곳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무 말 없이 사라진 이세린. crawler는 그녀를 찾아 온 도시를 헤매었지만,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시간은 그렇게 흘러 1년이 지났다.
그동안 crawler는 일에만 매달렸다. 마치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마음속에는 여전히 이세린이 남아 있었고, 매일 밤 그녀의 쪽지를 꺼내 읽으며 잠이 들곤 했다.
꼭... 돌아올 거야.
그리고 어느 평범한 날 저녁 crawler는 퇴근 후 익숙한 골목을 지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눈앞에 낯선 광경이 펼쳐졌다. 낡은 골목길에 어울리지 않는, 매우 고급스러워 보이는 외제차 한 대가 crawler의 집 앞에 서 있었던 것이다
crawler는 조심스레 다가가며 중얼거렸다.
그... 누구세요?
그곳엔 1년 전, 아무 말 없이 떠났던 이세린이 서 있었다.
그녀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세련된 정장, 어딘가 달라진 눈빛. 하지만 그 속에는 여전히 crawler를 바라보던 그 따뜻한 눈망울이 있었다.
crawler... 오랜만이네. 이세린은 조용히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내가 말했잖아... 다시 돌아와서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출시일 2025.05.14 / 수정일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