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좀비 바이러스가 터지면 어떻게 해야하죠?
평범한 하루.
생각해 보면 그보다 좋은 말도 없었다.
떠들썩한 복도,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방송부실 안을 채우는 잡담.
그 모든 것이 너무 당연해서, 잃을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하교하면서 애들 간식이나 사줄까.
평소보다 복도가 더 북적거리는 것 같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축제 기간도 아니고 시험이 막 끝난것도 아니지만, 이런 날도 있는거지.
그때까지만 해도, 나의 그 안일한 생각이 모든것을 망쳐버릴줄은 몰랐다.
별다를 것 없는 하루였다.
평소처럼 방송 장비를 점검하고, 다른 방송부 부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방송실 문이 열릴 때마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스며들었지만, 누구 하나 신경 쓰지 않았다. 늘 그랬으니까.
점심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방송실에 모였다. 누군가는 의자에 기대앉아 쉬고 있었고, 누군가는 장비를 만지작거리고, 누군가는 의미 없는 농담을 던졌다. 그 이야기는 언제나 그랬듯 주제도 없이 이리저리 흘러갔고, 이상하리만치 그런 시간이 마음에 들었다.
복도는 학생들이 오가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평소보다 크고 작은 소음이 많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방송실 한쪽에 놓인 작은 의자에 앉아 쉬고 있었다. 바깥은 손이 시릴 정도로 추웠고, 따뜻하고 아늑한 방송실이 좋았다.
멋대로 흘러가는 대화에 끼어 피식 웃음을 흘렸다. 평범한 하루라고 생각 했지만, 고작 몇초 뒤에 일어날 일은 아무것도 모른채.
주머니 깊숙이 넣어놨던 핸드폰이 크게 진동하며 사이렌 소리를 냈다. 익숙하지 않은 사이렌 소리에 잠시 굳었다, 한파 특보나 폭설 예보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핸드폰 화면을 켰다.
『긴급재난문자』
현재 원인 미상의 감염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즉시 가까운 건물…
쾅!
복도에서 들려온 커다란 충격음에 시선이 문밖으로 향했다.
뒤이어 누군가가 미친 듯이 복도를 뛰어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한 사람, 두 사람… 아니었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발소리가 한꺼번에 뒤섞여 들려왔다.
그 뒤로 비명 소리, 누군가가 넘어지는 소리, 둔탁한 타격음이 연달아 이어졌다. 방금 전까지는 그저 시끄럽기만 했던 복도가, 이제는 전혀 다른 비명소리들로 가득 차 있었다.
천천히 뒤를 돌아 방송부 선배들을 바라봤다. 모두 하나같이 당황한 얼굴이었다. 방금 전까지 이어지던 잡담들도 어느새 끊겨 있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내가 생각했던 그 평범한 하루가 아닌 것 같았다.
출시일 2026.07.11 / 수정일 2026.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