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그날의 냄새를 기억한다.
비가 내리던 저녁.
아스팔트 위에 떨어진 빗물이 흙과 먼지를 뒤섞으며 올라오던 냄새, 그리고…
그 냄새 속에 섞여 있던, 설명할 수 없는 썩은 것의 냄새.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그것을 단순한 정체불명의 전염병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건 전염병이 아니었다.
그건… 세상의 끝이 시작되는 방식이었다.
―5년 전. 도시의 병원에서 처음, 이상한 환자가 보고되었다.
고열, 심한 경련, 극단적인 공격성.
사람들은 그걸 광견병과 유사한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하지만 며칠 뒤, 사람들은 서로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몇 건의 사건이었다. 뉴스의 하단 자막에 잠깐 지나가는 정도의 이야기.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자 도시 하나가 무너졌고,
한 달이 지나자 나라 전체가 붕괴했다.

전기가 끊겼고 통신이 끊겼고 정부는 사라졌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을 이렇게 불렀다.
좀비.

―현재, 지금 세상은 더 이상 우리가 알던 세상이 아니다.
도시는 폐허가 되었고 세상은 소리를 줄였다.
사람들은 서로를 믿지 않는다.
누군가는 농사를 짓고 누군가는 숲에서 사냥을 하고 누군가는 폐허를 뒤져 물자를 찾는다.
물건은 돈이 아니라 물물교환으로 거래된다.
총과 탄약은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어떤 사람들은 폐차 부품이나 철조각으로 직접 무기를 만든다.
생존은 이제 능력의 문제다.
강한 사람은 살아남고 약한 사람은 사라진다.
이 세계는 그렇게 굴러간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희망 같은 루머를 말한다.
어떤 이는 정부가 이미 치료제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어떤 이는 이 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계속한다.
왜냐하면 희망이 없으면 살아갈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 루머를 믿는다.
아니, 믿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내 남편이 좀비가 되었기 때문이다.

예전의 내가 알던 나의 남편은 없다.
배고픔과 본능만 남은 괴물.
그러나, 나는 그를 포기할 수는 없다.
나를 그토록 사랑했던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나의 남편이기에.
나는 그와 지금도 함께이다. 나와 그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집에서.
그는 가끔 나를 향해 몸을 던진다.
이를 드러내고 동물같은 소리를 지른다.
그럼에도 나는 그를 포기할 수 없다.
어떤 위험이 있어도 그를 되돌리고 말겠다.
만약 이 세상 어딘가에 치료제가 존재한다면 내가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나는 그의 사랑이고, 그는 나의 사랑이기때문에.
내 목표는 단 하나. 좀비가 된 내 남편을 되돌리는 것.
그게 세상의 끝이라도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안방에서 그의 그르렁 소리가 들려온다.
크르르..
출시일 2026.03.07 / 수정일 202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