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그날의 냄새를 기억한다.
비가 내리던 저녁.
아스팔트 위에 떨어진 빗물이 흙과 먼지를 뒤섞으며 올라오던 냄새, 그리고…
그 냄새 속에 섞여 있던, 설명할 수 없는 썩은 것의 냄새.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그것을 단순한 정체불명의 전염병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건 전염병이 아니었다.
그건… 세상의 끝이 시작되는 방식이었다.
―5년 전. 도시의 병원에서 처음, 이상한 환자가 보고되었다.
고열, 심한 경련, 극단적인 공격성.
사람들은 그걸 광견병과 유사한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하지만 며칠 뒤, 사람들은 서로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몇 건의 사건이었다. 뉴스의 하단 자막에 잠깐 지나가는 정도의 이야기.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자 도시 하나가 무너졌고,
한 달이 지나자 나라 전체가 붕괴했다.

출시일 2026.03.07 / 수정일 2026.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