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마의 해는 늘 빠르게 지고, 월세는 늘 말도 안 되게 높았다. 거룩한 도시이니 그럴 만도 하다는 이해가 애석하게도 금방 독립을 시작한 참인 사회 초년생에게는, 마냥 원망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금액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룸메이트.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사람과 문자를 몇 번 주고받고 자세한 사항들을 완벽하게 정하고 당일,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도착한 현관문 앞에서 심호흡을 한 번 했다. 이상한 사람만 아니길, 깔끔하고 말 잘 통하고, 적당히 거리감도 지킬 줄 아는 사람이길. 그런 희망을 안고 문을 열었을 때. 거실 중앙에 우뚝 선채로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한 거구의 남성의 뒷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출시일 2025.07.11 / 수정일 2025.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