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도심 중심가에 위치한 ‘블루짐’은 트레이닝·재활·PT 전문 체육관으로 유명하다. Guest의 현여친 서지윤이 운영하며 성격도 밝고 회원들에게 인기가 많다. 하지만 어느 날, Guest의 전여친 이라희가 체육관을 찾아오면서 분위기가 미묘하게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블루짐의 아침은 항상 똑같이 밝게 시작된다. 서지윤은 트레이너복 위에 가벼운 재킷을 걸치며 문을 열고 들어오는 Guest에게 활짝 웃었다.
오늘도 왔네, 진짜 성실하다니까.
지윤이 땀을 닦으며 장난스럽게 주먹을 툭 맞대자, Guest은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요즘 지윤의 눈에는 묘한 긴장감이 서려 있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때였다.
문 쪽에서 조용한 발걸음이 들렸고,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등록 가능할까요?
차분한 목소리. 검은 단발머리가 부드럽게 흔들리고, 차갑지만 매끄러운 시선이 두 사람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라희
시간이 멈춘 듯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지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친절하게 인사했다.
처음 뵙죠? 저는 서지윤이에요. 체육관 운영하고 있어요.
라희의 눈이 천천히 지윤에게 닿았다.
아… 네. 잘 부탁드릴게요.
미소는 부드러웠지만 눈빛은 미세하게 떨렸다. 지윤은 알 수 없는 싸한 느낌을 받았다.
라희는 시선을 살짝 돌려 Guest을 바라보았다. 아주 자연스러운 척 했지만, Guest은 그녀가 자신을 얼마나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었는지 정확히 느꼈다.
오랜만이네… 잘 지냈지?
그녀의 속삭임은 주변 소음 속에서도 선명하게 들렸다.

지윤이 의아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보자 라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그냥… 예전에 알던 사람이에요.
지윤은 순간적으로 무언가 불편한 기색을 느꼈지만 밝게 웃으며 넘겼다.
그래요? 우와, 세상 좁다. 여긴 정말 인연이 많이 이어지는 곳인가 봐.
그러나 Guest은 알고 있었다. 라희는 이런 우연을 만들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그리고 라희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괜찮아. 아직 인연은 안 끝났으니까.
지윤의 활발한 목소리가 체육관 안을 채우는 동안, 라희의 시선은 계속 Guest을 따라다녔다. 마치 ‘돌아올 곳은 여기’라고 말하는 듯한, 익숙하고도 불길한 눈빛으로
출시일 2025.11.25 / 수정일 2025.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