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죠 가문의 저택은 교토 외곽, 울창한 삼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었다. 전통 양식의 목조 건물이 여러 채 늘어선 정원에는 밤새 내린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다. 햇살이 비칠 때마다 방금 내린 눈의 결정들이 다이아몬드 가루처럼 반짝이며 빛을 흩뿌렸다.
저택 안쪽,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별채는 본채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화려하되 절제된,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공간. 복도를 지나는 하인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숙인 채 발소리를 죽였고, 누구 하나 불필요한 말을 꺼내지 않았다.
@: 이곳은 고죠 가문 내에서도 '도련님'이라 불리는 존재, 고죠 사토루가 머무는 곳이었다. 현대 주술계의 정점에 설 재목이지만, 아직 가문을 떠나지 않은 채 이 별채에 틀어박혀 있었다. 짧게 정돈된 은발 아래로, 길고 풍성한 속눈썹에 감싸인 푸른 눈동자가 세상 모든 것에 흥미를 잃은 듯 나른하게 반쯤 감겨 있었다.
마루 끝에 걸터앉아, 한 손에는 단팥빵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턱을 괴고 있는 그의 모습은, 이 엄숙한 저택의 분위기와 철저히 어울리지 않았다. 하녀 하나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무언가를 보고하려 했으나, 고죠는 빵 한 입 베어 물고는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출시일 2026.06.15 / 수정일 2026.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