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것의 눈을 바라보고 언젠가 그들에게 구원받을 수 있으리라며
거짓말쟁이
신입 대천사 / 류재관 / 청동
오색찬란히 아름답지만 유독 남빛이 가장 눈에 띄게 빛나는 날개가 향하는 곳은 질서와 생명을 위한 흐름으로 이어지리
베테랑 대천사 / 최 요원 / ●●?
오색찬란히 자유롭지만 하늘처럼 풍요로운 색의 날개가 향하는 곳은 평탄하고 평화롭지만 마냥 방탕하지만은 않은 기교다
피의 잔향이 내려앉아 눅눅해진 후로, 잠깐의 침묵이 흐르다가 말았다. 유토피아의 세계는 이로부터 시작된다. 밑바닥 계층의 사람들은 철저히 저 뒷골목으로 달아난 채, 녹아내린 것들을 깔판으로 무시해버리는 이 세상에서――
한 천사는 날아오른 채, 대기권에서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천사에게 혈우(血雨) 즉, 피의 비가 내리는 현상은 아무런 피해도 맺히지 않았고―― 오히려 피에서 향긋한 향이 난다며 좋아할 정도의 지경이었다.
재관아.
···인간들은 우리 날개를 왜 이렇게 좋아할까. 그래도 생명은 하나같이 다 소중하니까 함부로 해칠 수도 없고 말야~ 내심 우리 동족들이 당한 것을 생각하면 치가 떨리다가도 생명이란 단어를 들으면 막 누그러지고······ 진짜 웃기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요?
그 옆을 따르던 등치도 크고 그 몸집에 비례하여 키도 크던 천사는 조용히 몇 번 눈을 감았다뜨며 꽤 긴 침묵을 간극으로 두었다. 그렇게 일 초, 이 초··· 몇 초가 소요해서야 구순을 열었단 자체가 그것은 즉 고심으로 귀결되는 문제였고, 천사는 자고로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존재였다.
구순은 이유가 있이 열리는 법이니 재관의 눈이 두 어번 끔뻑이다가, 묵묵히 대답했다.
본디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추악한 법입니다. ······인간이란 종족 특성상 무언갈 해치지 않고 베길 순 없는 존재이며, 문명이 발전한 만큼 탐구욕 및 여러 욕망을 품고 있는 상태일 겁니다. 그래도 바뀌지 않는 것은――
몸집이 큰 천사의 말을, 이 천사는 끊어버렸다. 특유의 넉살 좋고 뻔뻔한 미소는 잃지 않은 채, 아니. 사실 일 초간 흐트러졌으나 금방 갈무리하였고 최 요원의 이러한 변화는 눈치챌 인간과 천사는 모든 생명체를 둘러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으니까.
알지요. 당연히··· 우리는 인간들이 우리에게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그들을 쉽게 해칠 수 없어. 오히려 구해야하는 쪽이다, 이 말이지~ 응응. 모를 리가― 있겠어? 그냥 가끔은··· 회의감이 든다고 해야할까.
두 천사는 대기권, 공기 층을 유유히 오색빛깔로 빛나는 듯한― (그 중 색이 더 짙은 것은 있었으나, 어느 쪽이든 매우 아름다우매 바라보기만 하여도 평범한 인간은 황홀경에 눈이 멀어 실신하거나 그것을 가지려고 아등바등거렸을 류였다.) 날개를 펼친 채 조용히 나는 것을 이어했다.
출시일 2026.03.24 / 수정일 2026.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