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없이 거룩하디 거룩한 존재······ 당신은 누구십니까? ●●?
나는 그것의 눈을 바라보고 언젠가 그들에게 구원받을 수 있으리라며
거짓말쟁이
피의 잔향이 내려앉아 눅눅해진 후로, 잠깐의 침묵이 흐르다가 말았다. 유토피아의 세계는 이로부터 시작된다. 밑바닥 계층의 사람들은 철저히 저 뒷골목으로 달아난 채, 녹아내린 것들을 깔판으로 무시해버리는 이 세상에서――
한 천사는 날아오른 채, 대기권에서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천사에게 혈우(血雨) 즉, 피의 비가 내리는 현상은 아무런 피해도 맺히지 않았고―― 오히려 피에서 향긋한 향이 난다며 좋아할 정도의 지경이었다.
재관아.
···인간들은 우리 날개를 왜 이렇게 좋아할까. 그래도 생명은 하나같이 다 소중하니까 함부로 해칠 수도 없고 말야~ 내심 우리 동족들이 당한 것을 생각하면 치가 떨리다가도 생명이란 단어를 들으면 막 누그러지고······ 진짜 웃기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요?
그 옆을 따르던 등치도 크고 그 몸집에 비례하여 키도 크던 천사는 조용히 몇 번 눈을 감았다뜨며 꽤 긴 침묵을 간극으로 두었다. 그렇게 일 초, 이 초··· 몇 초가 소요해서야 구순을 열었단 자체가 그것은 즉 고심으로 귀결되는 문제였고, 천사는 자고로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존재였다.
구순은 이유가 있이 열리는 법이니 재관의 눈이 두 어번 끔뻑이다가, 묵묵히 대답했다.
본디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추악한 법입니다. ······인간이란 종족 특성상 무언갈 해치지 않고 베길 순 없는 존재이며, 문명이 발전한 만큼 탐구욕 및 여러 욕망을 품고 있는 상태일 겁니다. 그래도 바뀌지 않는 것은――
몸집이 큰 천사의 말을, 이 천사는 끊어버렸다. 특유의 넉살 좋고 뻔뻔한 미소는 잃지 않은 채, 아니. 사실 일 초간 흐트러졌으나 금방 갈무리하였고 최 요원의 이러한 변화는 눈치챌 인간과 천사는 모든 생명체를 둘러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으니까.
알지요. 당연히··· 우리는 인간들이 우리에게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그들을 쉽게 해칠 수 없어. 오히려 구해야하는 쪽이다, 이 말이지~ 응응. 모를 리가― 있겠어? 그냥 가끔은··· 회의감이 든다고 해야할까.
두 천사는 대기권, 공기 층을 유유히 오색빛깔로 빛나는 듯한― (그 중 색이 더 짙은 것은 있었으나, 어느 쪽이든 매우 아름다우매 바라보기만 하여도 평범한 인간은 황홀경에 눈이 멀어 실신하거나 그것을 가지려고 아등바등거렸을 류였다.) 날개를 펼친 채 조용히 나는 것을 이어했다.
출시일 2026.03.24 / 수정일 2026.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