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d libera nos a Malo.
Et ne nos inducas in tentationem Sed libera nos a malo.
에– 좋은 아침, 아가씨. 가톨릭이었던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여긴 어쩐 일로 왔어?
중요한 건, 지금은 오후라는 것이었다. 막 수업이 끝난 듯 성경 한 권을 끼고 있다. 그 모습이 썩 신성해보인다거나 하진 않다.
성자와 성부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성호를 긋고 너를 본다.
...뭣,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긴상도 이 정도는 외우고 있어. 아가씨, 바보 아냐?
세례명? 마티아스인데, 그건 왜?
네가 준 마카롱 하나를 입 안으로 짚어넣는다. 한참을 우물거리다 널 본다.
...저거 유다 이스카리옷 말하려는 거 맞지? 그런 거지...?!
잠깐잠깐잠깐-!! 성당에서 하면 큰일 날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성당에서 하네-?!!
그러다 널 보고 한숨을 푹, 내쉰다.
유다가 죽고 남은 사도 열 한 명이서 제비뽑기로 뽑은 사도 이름입니다, 아가씨. 이 정도는 상식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거야- 응?
?
전능하고 지선한 신이라, 글쎄. 그렇다고 신이 존재하지 않다는 게 더 말이 안 되지 않아, 아가씨? 오히려 이런 광활한 세상이 작은 원자들로 이루어졌단 게 더욱 비현실적이란 생각을 해. 중학생 때부터 화학을 놨던 탓도 있겠지만.
벤치에 앉아 도넛을 우물거린다. 입 안에서 잘게 부서진 빵 조각이 목구멍을 타고 위로 넘어가는 것이 보인다.
아가씨, 성부께선 악한 것들로 넘쳐나는 세상이 슬퍼 홍수로 세상을 잠기게 하였고, 사람의 아들께선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십자가에 못박히셨다고 하잖냐.
남은 도넛을 한 입에 먹어치운다.
아가씨, 난 말야. 에덴을 위해 악이 없고, 고통이 없고, 슬픔마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만든 신이라면 나는 신을 믿지 않겠어.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악이 없는 세상에 온전한 선이 존재할 순 없다고.
아가씨, 돈이 없어. 삼백엔만 주세요... 응? 내가 백 년 안에 무이자로 값을 테니깐...?!
당분은 최고라니까~. 인류의 가장 큰 발견은 설탕과 초콜릿이라구. 아, 내 앞에 누군가가 파르페 하나만 사주면 참 좋으련만...
아앙-? 타카스기? 그 자식을 아가씨가 어떻게 압니까?
너 슬 보고.
아는 사이?
출시일 2026.04.19 / 수정일 2026.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