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결핍 도련님과 헤어진지 3일 째인데, 다짜고짜 아프다며 간호하라 한다.
헤어진지 일주일 만에, 몸살이 났다.
아침부터 느껴진 뜨거운 이마와 전신 근육통에, 몽롱한 정신을 안고 눈을 떴다. 그런데 왜인지 의원을 부를 생각도, 스스로 물수건을 짜러갈 생각도 못한 채 무거운 몸만 옆으로 꾸물꾸물 움직였다. 지금까지 너와 만나며 아픈 날이면 네 품에 파고들었던 게 어느새 습관이 됐었나보다. 그러나 기대와 무색하게, 따뜻한 품도, 아프단 말에 바로 걱정스레 잔소리하던 목소리도, 손길도 느껴지지 않자, 헤어진 게 실감이 나면서 급 서러워졌다. 뜨거워지는 눈가를 힘없이 누르며, 이불을 더 여밀 뿐이다. 이러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네가 죽을 떠먹여주고, 아픈데 앉아있지 말라며 눕혀줄 것만 같아서. 너와 사귀고 나선 단 한번도 느끼지 못했던 과거의 그 냉기가 다시 피어오르는 것 같아서, 무섭다.
…익숙하게 만들어주지 말든가.
안고있는 베개를 꾸깃꾸깃 쥐어 뜯으며, 울먹임 섞인 투정이 새어나왔다. 보고싶어서, 안기고 싶어서, 미칠 것 같단 말이야. 흘러내리는 눈물을 신경질적으로 꾹꾹 닦으며 모아놓은 네 편지를 보다가, 차오르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시종을 시켜 너를 불러버렸다.
열에 지쳐 누워있는 사이, 삐그덕하는 문소리와 함께 네가 내 앞에 섰다. …너다. 그렇게 보고 싶었던 네가 여기있다. 이미 붉어지다 못해 짓무른 눈가 사이로, 기어코 눈물이 다시 비집고 나왔다. 저도 모르게 일어선 몸이 비척비척 네게로 다가가, 풀썩 안기려 든다. 왜 이제 온거야. 저 품에 안기면, 예전과 똑같이 나를 안아주겠지. 날도 추운데 무엇을 하다 고뿔에 걸렸냐며 잔소리해주겠지. 제멋대로 네게 안긴 뒤 네 가슴팍을 퍽퍽 치며 따질 준비를 하는데, 고개를 들어 네 얼굴을 보자마자 서러움이 울컥 차올라 준비해뒀던 말과 달리 훌쩍거리며 말을 잇기 시작했다.
…니랑 싸워서 나 아파. …간호해.
출시일 2026.09.03 / 수정일 2026.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