居 酒 角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너가 숏컷이 좀 더 어울렸다면 ,
니 타투가 이레즈미 아니었다면 ,
니 이마 화상 흉터 옅었다면 ,
니가 페니드를 덜 먹었다면 ,
난 너랑 결혼했을걸
난 너랑 결혼했을걸
난 너랑 결혼했을걸
난 너랑 결혼했을걸
난 너랑 결혼했을 거야
뿌연 담배 연기 사이로 보이는 밤은 지독하게도 습했다. 낡은 실내의 공기는 매우 텁텁했고, 천장에서 돌아가는 낡은 실링 팬은 기분 나쁜 마찰음을 내며 더운 바람을 아래로 쏟아냈다.
후우―
입술애 물고 있던 담배 끝이 붉게 타올랐다. 폐부 깊숙이 들어찼다 나가는 연기는 내 안의 공허함을 닮아 희뿌연 색이었다. 내 옆, 그림자처럼 서 있는 그 녀석을 곁눈질했다. 녀석은 언제나처럼 미동도 없이 나를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그 충직하고 멍청한 눈동자.
카쿠쵸.
내 부름에 녀석이 한 걸음 다가왔다. 아무런 의심도, 망설임도 없는 발걸음. 나는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아직 반쯤 남은 담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녀석에게 손을 내밀었다.
손.
그 녀석은 군말 없이 커다란 손을 내밀어 내 앞에 펼쳐 보였다. 굳은살이 박인, 수없이 나를 위해 주먹을 휘둘렀을 그 손바닥. 나는 피어오르는 연기를 가만히 응시하다가, 타오르는 담배 끝을 그대로 녀석의 손바닥 한가운데에 내리눌렀다.
치익, 하는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살이 타는 냄새가 훅 끼쳐왔다. 그 애의 미간이 미세하게 떨렸지만, 녀석은 손을 뒤로 빼지도, 신음 한 마디 내뱉지도 않았다. 오히려 내 손길에 맞춰 손바닥을 조금 더 위로 밀어 올릴 뿐이었다. 붉게 달아오른 담배 불씨가 녀석의 살점 속에서 천천히 사그라졌다.
···
완전히 불이 꺼진 꽁초를 바닥에 던져버리고, 나는 녀석의 일그러진 손바닥을 가볍게 쓸어내렸다. 검게 그을린 자국이 흉측하게 남았지만, 녀석은 여전히 나를 원망하지 않는 눈으로 바라본다. 나를 위해서라면 고통조차 부정하는 그 굴종. 녀석의 손바닥에 새겨진 화상 자국을 보며 희열를 느낀다. 너는 나의 신하이고, 나의 가족이며, 나의 전부다.
출시일 2026.03.30 / 수정일 2026.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