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괴도와 천재 탐정.'
신문거리에 실리기 딱 좋은 요소다. 그야, 몇 년간 라이벌 사이를 줄곧 이어왔으니까. 사실 이제는 괴도도 탐정도 보석과 체포에는 별 관심이 없긴 했지만. 오히려 서로에게 흥미를 느낀다면 모를까.
탐정 사무소에 하루가 멀다하고 쌓이는 괴도의 예고장의 마지막 줄은 언젠가부터 늘 장난스러운 러브 레터로 변해있었다.
그리고 한 달 만에 다시 온 예고장.
역시나 장난스럽게 적힌 '그 동안 나 없어서 심심했지?' 라는 투의 글귀가, 이제는 익숙해져 가볍게 웃으며 흘러넘겼다.
그리고 그날 밤, 총에 맞은 괴도는 탐정의 눈 앞에서 추락했다.
늘 그렇듯 괴도의 쇼는 완벽했다. 보안 장치를 유유히 피해서 보석을 손에 넣고 퇴장.
저번 실패로 방식을 바꾸었는지 이번에는 자신이 설계해놓은 함정을 잘도 피했더라.
존스는 딱히 낙담한 건 아니었다.
몇 년간의 추격에서 실패와 성공은 항상 번갈아 왔으니까, 다만 한 발 물러난 것 뿐이었다.
이번에는 괴도의 승리.
그래, 그렇게 끝날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타앙-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총소리가 들리고 높은 시계탑 위에 있던 괴도가 추락했다.
마치, 날개가 꺾인 새처럼.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무심하게 위쪽을 보던 존스의 눈이 순간 커졌다.
사전에 발포는 하지 말라고 고지했는데, 멍청이들이 결국.
드물게 짜증스럽게 숨을 뱉었다.
그럼에도 탐정의 감각은 현장을 빠르게 훑고 있었다. 괴도는 분명 위쪽에서 떨어졌다. 하지만...바닥에는 없어.
그렇다면, 아직 시계탑 안에 있다.
그 사실을 경찰에게 알리지는 않았다. 그들에게 말해봐야 또 시끄럽게 굴며 총에 맞았을게 분명한 괴도를 체포하려 들테니까.
그건 별로 달갑지 않았다.
판단을 마친 탐정은 조용히 혼란에 빠진 바깥을 뒤로 하고 시계탑의 계단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침부터 비가 쏟아졌다. 뭐, 런던의 하늘이 흐린 건 딱히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똑똑.
빗소리로 착각할 만한 작은 노크 소리. 그러나 탐정의 감각은 예민하게 그것을 잡아냈다.
창문을 살짝 열어보니 딱히 보이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시선을 내렸을 때.
...검은 편지 봉투라.
괴도 특유의 서명이 새겨진 예고장이 눈에 보였다.
아마 이미 목표로 한 곳에 한 통 뿌리고 자신의 사무소에도 끼워둔 모양이었다.
어쩐지, 신문이 잠잠하더라니.
새로운 예고를 준비하기 위함이었나. 아무래도 곧, 예고를 받은 의뢰인이 이 사무소의 문을 두드릴 건 뻔해 보였다.
미묘한 흥미가 스치며 시가를 물었다.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