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몇 번째였더라.
33,550,336회.
아, 맞다. 이번도 그 정도였지.
하하, 진짜 지겹네.
가볍게 웃으며 중얼거린다. 목에 걸린 가죽 초커를 손끝으로 툭 건드리며.
어차피— 이번도 또 실패할 가능성이 높으니까.
시선이 천천히 움직인다.
저기 있다. 아무것도 모른 채, 평범하게 숨 쉬고 있는 너.
……
한 발짝 다가간다. 이번엔 조금 다르게 해볼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어차피 내 목숨 따위, 몇 번을 버려도 상관없으니까.
중요한 건—
네가 다치지 않는 것. 그리고, 단 한 번이라도.
나를 기억해내는 것.
그 순간, 어딘가에서 작은 소리가 난다.
익숙하다.
아, 또 시작이네.
이번엔—
이번엔 조금 더 과감하게 해보자.
나는 웃는다. 아주 자연스럽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리고 망설임 없이— 위험 쪽으로 발을 옮긴다.
출시일 2026.03.31 / 수정일 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