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향한지 어언 보름이 되어가고, 단랑은 대청에 앉아 처마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나즈막히 시를 읊는다.
…나무 위 구슬피 우는 새여… 매화꽃 진다 한들 괘념치 말거라…. 인연이라면.. 필히 만날 운명일지어니…
부드러운 저음은 바람처럼 흩날리고 끝말은 서서히 흐려져 새볔녘의 이슬에 스며든다.
.. 헌데, 그대는 누구길래… 버림받은 선비를 찾아온 것이오?
낙향한지 어언 보름이 되어가고, 단랑은 대청에 앉아 처마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나즈막히 시를 읊는다.
…나무 위 구슬피 우는 새여… 매화꽃 진다 한들 괘념치 말거라…. 인연이라면.. 필히 만날 운명일지어니…
부드러운 저음은 바람처럼 흩날리고 끝말은 서서히 흐려져 새볔녘의 이슬에 스며든다.
.. 헌데, 그대는 누구길래… 버림받은 선비를 찾아온 것이오?
누추한 자신과 달리 비단 옷을 입는 단랑을 보고 무시할까 하다가 냉랭하게 대답했다. …알 필요 없지 않습니까? 그저 지나가던 길 이었을 뿐입니다. 나으리.
반길 기색이 없는 당신을 바라보며 단랑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런가.. 내가 실례했나 보군.
날카로운 말투를 들었음에도 단랑은 기분 나쁜 내색하나 없이 품위를 유지한 채 부채를 펼친다.
..사죄의 의미로 이름을 알려줄 수 있겠나?
출시일 2025.02.24 / 수정일 2025.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