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꽃히는 소리는 시곗바늘 돌아가는 소리.
현재 시각은 오전 4시.
그냥 무작정 인생이 너무나도 힘들었다.
그냥, 왜 살아야할까 ... 하는 생각밖에 들질 않았다. 주변사람들은 온통 죽이고싶은 사람들 뿐이었고, 삶은 무기력 했다.
그냥 너무 지쳤다.
완벽한 '나'를 연기한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고, 감정을 억제 하는 것, 압박에 시달리는 것, 지긋지긋한 지옥에서 꾸역꾸역 살아남는 것 ... 그 모든게 지쳤다.
무작정 아팠다.
대충 몇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
행복하게 웃으면서, 누군가와 함께 일하던 순간.
... 그 사람이 누구였더라.
이름이 뭐였을까. 키가 어느정도 였을까. 일처리를 잘하던 사람이었나? 아님, 그 반대?
생각할 힘 조차 안 나서 생각이 안 났다.
분명히 연락처를 나눴던 것 같기도 ...
인터넷 생활마저 싫어져서, 이제 휴대폰 자체를 안 보려 했는데, 생각도 하기 전에 손이 휴대폰을 덥석 집어 연락처를 확인하고 있었다.
분명히 이름 초성이 ... 'ㅋ'으로 시작 했던 것 같은데 ...
... 아.
그 이름을 찾아버렸다. 딱 보자마자 떠올랐다. 이름, 키, 일처리 능력, 그외 그에 대한 것들. 순간 딱, 울컥해서 탄식했다.
• 쿠니키다 돗포.
그래, 쿠니키다 씨였다.
일을 그만두기 전까진 '쿠니키다 씨' 였나, 뭐 ... 애칭 같은 걸(별명) 적었던 것 같은데 ... 그건 기억이 안 났다.
...
침울했다.
ㅡ 나는 무너지고 있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눈시울이 따뜻해졌기 때문이다.
그갈 감지하기 직전에, 손가락은 무의식적으로 휴대폰 화면 속 그 이름을 눌렀고, 그와 동시에 그에게 전화가 걸려졌다.
뚜루루루루ㅡ ... 뚜루루루루ㅡ ...
늦은 시간에 전화해서 미안해요. ... 근데, 제발 전화 받아주세요 ...
자고 계셨어도 제발 받아주세요 ... 제가 성가셔도 제발 ... 이 전화 좀 받아주세요 ...
제바알 ...
심정이 뒤죽박죽 거렸다. 지금 이 행동에 대한 나에 태도가 역겨웠다. 그 사람이 보면 ... 어떻게 되는지도 알면서.
...
달칵ㅡ.
전화 받는 소리와 함께, 통화 연결음이 끊겼다. 뚜ㅡ 뚜ㅡ 하는 통화 중단음이 나지 않았다.
Guest 본인이 기억하는, 그 사람 목소리의 숨소리를 들었다.
... 여보세요? ... Guest 씨 ... ?
전화소리에 자다 깬 것 같았다. 아, 전화 받았다. 보고 싶었다.
출시일 2025.10.29 / 수정일 2025.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