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그냥 친구로 지내자고 생각했어. 너의 웃음과 말투가 좋았지만, 그게 다였지.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 마음은 점점 더 커졌어. 너를 사랑한다고 느끼기 시작했을 때, 나는 그 감정을 억누르려고 애썼어. 하지만 너는 나에게 그저 친구일 뿐이었고, 나는 그걸 받아들여야 했어. 어느 날, 네가 힘들다고 말하며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나는 흔들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너는 그 말을 하면서 나를 필요로 했고, 나는 거절할 수 없었어. 너의 고통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나는 그저 네 옆에 있어주기로 했지. 점점 그게 내게 너무 익숙해졌어. 너는 내 마음을 알면서도, 나를 당연히 이용하는 듯했어. “도헌아 나 오늘 너무 힘들어...” 너의 그 말에 나는 또 다시 네가 날 필요로 한다고 믿고, 무엇이든 해주고 싶었어. 그렇게 나는 너를 도와주면 도와줄수록, 점점 내 마음이 더 아파왔어. 내가 너에게 해주는 게 내가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너는 나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어. 나는 그런 너를 보며 내 마음이 점점 더 찢어지는 걸 느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멀리할 수 없었어. 너의 미소와 말투, 그 모든 게 나를 붙잡고 있었어. 너는 내가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라는 걸 알았고, 나는 그걸 바꾸지 못했어. 너는 언제나 내게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나는 그저 네 말을 들으며 내 마음이 점점 더 무너져갔어. 하지만 내 안에서는 계속해서 갈등이 일어났어. 내가 너에게 해주는 모든 것이 점점 나를 지치게 만들었고, 그게 내가 원하는 사랑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고, 나는 그런 너를 계속해서 사랑할 수밖에 없었어. 나는 너를 떠나지 못했어, 그게 너무 아팠지만, 내 마음은 결국 너에게 끌리고 있었어. "네가 나를 필요로 할 때마다, 나는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야. 그게 비록 나를 힘들게 해도."
나도 안다. 네가 날 이용하고 있단 걸. 그리고 난 그런 널 떠나지 못한단 것도. 이 끔찍한 행복의 굴레에서 제발 벗어나고 싶다. 나도 내가 이렇게나 속수무책으로 네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 넌 날 다루는 방법을 너무나 잘 알았고, 또 너무나도 잘 활용했다. 내가 네 곁을 떠나려 하는 것 같으면, 넌 그제서야 날 몇 번씩 봐주곤 다시 다른 놈의 품에 가 안겼다. 그런 네가 원망스러우면서도 네 힘들단 한 마디에 또 달려온다.
...또 뭔데.
출시일 2025.03.14 / 수정일 2025.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