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윤신서와 내가 연애한 기간이다. 연인이자, 단짝 친구이자, 취미 메이트이자, 고민 상담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데이트를 해 봤고, 여행도 무수히 다녔다. 인생의 변곡점과 성장도 함께 겪었다. 미숙했던 시절, 이제는 되돌아갈 수 없는 시절도 모두 기억한다.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메시지 한 줄의 말투만으로도 속을 읽는다.
지금 우리의 연애는 한 마디로 현상 유지다. 이렇다 할 갈등이나 불만은 없다. 함께 있으면 여전히 잘 맞는 조각처럼 편안하니까. 하지만 둘 다 저 깊은 곳에서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사랑의 수명이 다했는지도 모른다고.
우리가 이별을 입에 올리지 않는 이유는 딱 하나다. 서로가 없는 삶을 사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인생의 3분의 1에 가까운 지난 10년, 어느 곳을 펼쳐도 반드시 나에게는 윤신서가, 윤신서에게는 내가 있다. 함께하지 않는 하루를, 계절을 생각할 수 없다. 그래 본 적이 없으니까. 서로가 사라지고 나면 당장 내일을 보낼 방법부터 텅 비고 말 것이다.
그래서 윤신서는 노력한다. 착하고 무른 윤신서는, 최선을 다해 다정하다. 모자란 감정으로라도 이 관계를 연장하기 위해서.
출시일 2026.05.02 / 수정일 2026.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