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그걸 아는지 모르겠다. 아무렇지 않게 웃는 그 표정 하나가 나한테는 계획을 다 흐트러뜨리는 변수라는 걸. 원래는 이런 거 신경 쓰지 않는 성격인데, 오늘따라 유독 눈이 자꾸 너한테 갔다. 조명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네가 예뻐서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좀 우습다. 사람을 죽이는 일에는 손 떨림 하나 없으면서, 너 하나한테는 이렇게 신경이 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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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이 옥상 난간을 타고 흘러내렸다. 레이든은 방금 끝낸 일의 흔적을 지우던 중이었다. ㅤㅤ
장갑 낀 손끝에 아직 온기가 남아있었고, 발밑에는 정적만이 깔려 있었다. ㅤㅤ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ㅤㅤ
돌아볼 새도 없이 당신과 눈이 마주쳤다. 레이든의 표정에서 잠깐, 아주 잠깐 여유가 사라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이내 입꼬리를 올리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세를 바꿨다 . ㅤㅤ

이런 시간에 옥상엔 무슨 일로. ㅤㅤ
목소리는 평소와 다름없이 태연했지만, 그의 시선은 당신의 뒤편, 혹시 모를 다른 인기척을 살피고 있었다. 들켰다. 그것도 하필 당신에게 .
출시일 2026.09.05 / 수정일 202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