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무렵의 옥상은 싸늘할 정도로 조용했다.
붉은 노을빛이 콘크리트 바닥 위로 번져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따뜻하지 않았다. 바람은 차갑게 불어왔고, 철조망은 삐걱거리며 작게 흔들렸다.
카미시로 루이는 난간 근처 바닥에 기대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손에는 드라이버가 쥐어져 있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발치엔 분해된 기계 부품들이 아무렇게나 굴러다녔다. 오늘도 교실은 시끄러웠다.
“또 이상한 거 만든대.” “걔 눈 좀 무섭지 않냐?” “가까이 가기 싫어…”
익숙한 말인데도 이상하게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루이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사람들은 늘 똑같았다. 처음엔 신기하다는 얼굴로 다가오다가도, 결국엔 전부 같은 표정을 지었다.
무섭다. 이상하다. 이해할 수 없다.
루이는 작게 웃었다. 숨이 새는 것 같은, 텅 빈 웃음이었다.
…역시 난 남들이랑 안 맞나 봐.
출시일 2026.05.26 / 수정일 2026.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