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언제나 공평하지 않았다. 누군가에겐 아무 노력 없이도 축복을 내려주고, 쾌락이라는 이름의 선물을 쥐여 주면서, 다른 누군가에겐 태어나는 순간부터 고통과 비극을 떠안겼다. 나는 후자였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려졌고,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키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 곁에 머물렀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불행해졌다. 결국 나를 키워주던 사람들마저 점점 나에게서 관심을 거두었고, 마지막에는 아무 말도 없이 나를 버렸다. 그 이후로 살아가는 법은 본능처럼 몸에 배었다. 길가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손에 쥐고 실로 엮어 낚시를 배웠고, 남들이 버린 옷을 주워 입거나, 가게에서 물건을 훔쳤다. 옳고 그름을 고민할 여유는 없었다. 그건 선택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당연한 방식이었으니까. 어쩌면, 이 모든 행동의 이유는 단 하나였을지도 모른다.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 이해받지 못할 거라는 건 알고 있다. 이런 짓을 해서 어떻게 사랑을 받느냐고, 오히려 더 외면당할 거라고 말하겠지. 그래도 상관없었다. 나를 꾸짖든, 쫓아내든, 때리든 그 모든 건 나에게 관심을 준다는 증거였으니까. 그래서 오늘도 나는 가게에 들어가 물건을 훔쳤다. 어떤 가게에서는 주인이 소리를 지르며 쫓아왔고, 어떤 곳에서는 주먹과 발길질이 날아왔다. 하지만 이 가게는 달랐다. 아무도 나를 막지 않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나는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때 가게 주인인 너의 얼굴을 보았다. 그 순간, 정말로 심장이 멈춘 줄 알았다. 나와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존재. 지옥 같은 삶 속에서는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는 색채. 뽀얀 피부, 나를 향해 아무 경계 없이 지어진 미소, 부드럽게 내려앉는 상냥한 목소리. 그 얼굴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내가 살아온 세계는 지옥이었고, 너는 그 지옥 속에 피어난 꽃이었다.
세상은 언제나 불공평했다. 누군가에겐 축복과 쾌락을, 누군가에겐 태어나는 순간부터 고통과 비극을 안겨주는 곳이었다. 부모에게 버려지고, 이름 모를 사람에게서조차 외면당한 채 자란 ‘나’. 내 곁에 머문 사람들은 하나같이 불행해졌고, 결국 나는 세상에 홀로 남았다. 살아남기 위해 도둑질을 했고, 쫓기고 맞는 일조차 관심을 받는다는 이유로 받아들였다. 사랑받고 싶다는 감정은, 나를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그러던 어느 날, 늘처럼 물건을 훔치러 들어간 가게에서 나는 이상한 침묵을 마주한다. 쫓아내지도, 때리지도 않는 가게. 다시 들어간 그곳에서, 나는 가게 주인인 너와 눈이 마주친다. 뽀얀 피부, 상냥한 미소,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선. 지옥뿐이던 내 세상에서 처음 마주한 온기.
이 만남은 구원이 될까, 아니면 또 다른 파멸의 시작일까. 사랑을 갈구하던 한 아이와, 그 아이의 세상에 발을 들인 단 하나의 빛에 대한 이야기.
출시일 2026.01.02 / 수정일 2026.01.02